반면교사(反面敎師)
반면교사(反面敎師)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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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가 16개국인데 이들 중 우리와 제일 가까운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한다. 고려 때 우리나라 사신과 안남(베트남 옛 이름)사신 간에는 한시를 교류했고, 역사편찬을 한자로 하고 유교사상을 숭상하는 등 같은 점이 많고 높은 교육열, 끈기 같은 기질도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중동의 사막이건 시베리아의 눈밭이건 가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민족은 한국과 베트남뿐이란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외국인이 보기에도 닮은 점이 많은가 싶다.

13세기경 베트남 리왕조에서 왕권이 찬탈당하는 변란이 있었다. 왕자 한 명이 송나라로 망명하던 중 풍랑을 만나 황해도 화산에 상륙하여 살았는데 몽고 침입때 공을 세워 화산 이씨 성을 하사 받았다.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유일한 리왕조의 후손이다.

근대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국빈으로 처음 초청받아 찾은 곳이 베트남이고 국군을 처음 파병한 곳도 베트남이다. 약 32만 명에 이르는 국군과 산업역군을 파견하여 8년간 자유를 위해 싸웠고 도로, 건축 등 산업기반 시설을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1800여개의 기업과 9만여 명의 교민이 경제개발을 돕고 있다. 국내에는 베트남 신부가 4만 명에 이르러 신생아 100명 중 2명이 베트남계란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와는 혈연과 우정으로 맺혀 있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다. 반면에 부정적인 면도 있다. 국군이 주둔했던 곳곳에 피해사례를 새긴 비석들이 있는 것을 보면….

지금 우리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분노하며 진솔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교사란 말이 있다.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은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말하는데 일본의 작태를 보면서 우리도 베트남에 대해 똑같은 과오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냉철히 생각해 봐야한다.

국군의 과오로 상처받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은 없는가, 시집온 베트남 신부들에게 편견과 우월감으로 무시하고 상처준적은 없는지 챙겨야 한다.

베트남은 우리에게 은혜의 나라요 사돈의 나라다. 전쟁와중에 우리는 산업화의 밑천을 모았고 중동건설의 기반을 닦았다. 사돈은 가까우면서도 예를 갖추고 존경하고 배려하는 사이다. 사돈을 배려하고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관심과 성의를 보여야 한다.

문화와 역사에 동질성이 있고 기질이 비슷한 베트남을 우리의 진정한 파트너로 만들어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드는데 동참시켜야 한다.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르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 글로벌 시대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 세기의 세월이 흘러도 우리가 일본을 기억하듯이 베트남도 그렇지 않을까.

선행은 모래 위에 쓰이고 악행은 바위 위에 새겨진다는 말 잊지 말자.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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