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교육을 견인할 대학의 장학제도란?
창조교육을 견인할 대학의 장학제도란?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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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전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사실상 교육의 결과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더 깊이 들어가서 보면,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과 헌신과 함께 국가인재양성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아낌없는 장학지원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경제, 즉 안정적 선진국 진입을 위한 창조경제가 요구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인력 확보, 융합·통섭의 연구·개발·사업화·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필요한데, 그것은 경제 관련 키워드가 아니라 교육이라고 했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창조경제의 기본이 되고, 사교육 때문에 벌어지는 사회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교육을 육성하면 그게 곧 내수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창조적 교육이란 ‘불필요한 교육내용 축소’와 ‘교육방법 혁신’을 통한 느림과 빠름의 조화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창조적 교육을 보다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부합하는 장학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의 장학제도는 보편적 복지제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값 등록금 실현이 글로벌 경쟁을 극복할 창조경제를 주도하는 창조교육에 부합하는 대학 장학제도인지 의문이다. 경제가 열악한 상황에서 초·중·고등교육의 무상교육은 매우 가치가 있다. 초·중·고등교육은 보편적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교육은 보편적 교육이 아니고 되어서도 곤란하다.

국가의 대학 장학제도는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에 따라 고등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대학 장학제도가 일반적인 복지제도의 일종인지 아니면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한 대학 교육제도의 일종인지는 다시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현실을 직시하는 전문화된 교육기관이어야 한다. 여기서 ‘전문화’라 함은 수도권 대학과 지역대학 간에 ‘구별 없이 공유할 수 있는 전문화’, 즉 ‘특성화된 전문화’를 의미한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지역 중심의 특성화된 전문화’가 대학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장학제도는 현재 반값 등록금이란 정량 지표에 집중하고 있으며 목표달성을 위해서 등록금 이중지원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로 우수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대학교육은 생활비 마련에 허덕이는 학생들을 도서관이나 연구실에 앉혀 놓을 수 없다.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사라지는 현실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가근로장학금제도가 있지만, 상당히 불충분한 것이 현실이다. 석·박사과정 대학원생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BK21은 상위층의 연구인력 양성에 집중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중간층의 전문기술인력 또는 연구 인력의 양성을 위한 지원은 부재하다고 볼 수 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지방인재장학금제도가 포함되어 2015년부터 시행될 예정이긴 하지만, 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폭넓게 지원할 수 있는 제도로 시행되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기성회장학금은 등록금 범위를 벗어나서 이중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며 대학의 비전과 학생의 취업을 위해서 학생들의 자기개발, 현장실습, 취업촉진 등으로 집중화되고 특성화되었으면 한다. 대학의 장학제도는 보편적 복지로서 보편적 고등교육 지원을 넘어서 창조경제를 견인할 GLOCAL(국제화+지역화) 전문가 양성을 위한 대학생들의 학구열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교육을 마친 가난했던 기성세대들에게 장학제도는 학업을 지속하고 마칠 수 있었던 소중한 국가와 사회의 지원이었다. 지금의 우리 학생들에게도 국가와 대학 장학제도가 그와 같은 것이 되었으면 한다.
권진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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