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기대 반-우려 반’
중학교 자유학기제 ‘기대 반-우려 반’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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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기오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부는 국무회의에서 중학생들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과 같은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토론수업이나 실습 등과 같은 학생 참여 중심 수업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 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체제를 범정부 차원의 학생체험 체제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민간기관이 참여하는 교육기부를 통해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대통령은 “학생들이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유학기제를 통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관심 있는 분야를 탐색함으로써 흥미를 가지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 스스로의 행복과 즐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진정한 창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자치단체도 함께 적극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대통령이 강조한 자유학기제 관련 사항은 외국에 비해 직업수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좀 더 많은 분야를 체험할 수 있는 영상체험 등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중 학생, 학부모, 교원의 의견수렴을 통해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발전시키고 미흡한 프로그램은 수정·보완하여 완성도가 높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자유학기제의 정신이 다른 학기, 다른 학년, 그리고 상급학교 진학 또는 졸업 후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그 결과로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2016년 전면시행을 목표로 한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지난해 42개 연구학교 시범 운영을 시작하였으며, 금년도에는 전체 중학교의 10% 내외인 약 300개교 미만이 시범 운영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개별학교를 대상으로 희망학교를 신청 받은 결과, 총 800여개 학교(전체 중학교의 25%)가 자유학기제를 희망하게 되어 학생 진로체험 인프라 확충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교육부는 법제처, 국가보훈처, 경찰청, 소방방재청, 문화재청, 농촌진흥청, 산림청, 중소기업청과 같은 8개 중앙행정 처·청장들과 업무협약을 맺게 되었고, 자유학기제 확산기반 구축 방안 및 중앙부처, 지방자체단체 및 산하기관들이 참여하는 학생 진로체험 인프라 확충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외의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까지 학생 진로체험 인프라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도 군부대를 활용한 학생 진로체험 활동 및 안보교육 지원에 나서기로 하였다. 서울시는 정수장, 소방시설 등 산하기관을 활용하고 700여개의 체험프로그램을 학생진로 체험활동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대한 시각은 아직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대학입시가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경우에 자유학기제로 인한 학생들의 경쟁력 상실이나 학력 저하 등을 염려한다. 일부 교원 단체에서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모델이 된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의 경우에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데에 약 40여 년이 걸렸다는 우려의 시각을 제시하기도 한다.

근시안적인 교육정책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집중이수제’의 사례와 같이 시간만 낭비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학력 증진에도, 진로·적성 계발에도 매진하지 못하여 시간만 낭비하게 될 가능성도 염려한다. 자유학기 동안의 수행 결과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의 수행평가 결과를 긍정적 방향으로만 기록함으로써 특목고나 대입대비 실적쌓기 평가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중간·기말로 나눠서 보던 시험이 기말로 합하여 보는 것에 불과하게 되어 학생들의 학업부담은 전혀 줄지 않고 교사의 업무량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찬기오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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