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혁명 이미 시작됐다
전기자동차 혁명 이미 시작됐다
  • 이은수
  • 승인 201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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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 참관기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무공해 자동차인 전기차 수요도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자동차 선진국들도 전기자동차 개발에 속도를 빨리 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은 물론 제주도 등 전국 지자체들은 ‘전기자동차 메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창원시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전기자동차 관련 정책을 추진하며 ‘전기자동차 메카’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가 열린 제주도를 다녀왔다. 첫 엑스포인데도 참가자들은 인산인해를 이뤄 전기자동차에 대한 국내외 관심은 지대했다. 이에 따라 본보에서는 전기자동차 엑스포 현장의 분위기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된 ‘제 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 현장. 컨벤션센터 1층에 마련된 전기차 전시장과 외부광장 전기차 시승 및 어린이 미니전기차 체험행사 부스 등 부대행사장 마다 길게 늘어선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은 것은 야외에 마련된 각 업체의 전기차 시승 접수처다. 이번 엑스포에는 기아차 레이와 쏘울 EV, 르노삼성 SM3 Z.E, 한국GM 스파크 EV, 닛산 리프 등이 시승 차량으로 나왔다.

전기차를 타 본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시승 참여자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오전부터 빼곡히 찬 시승 일정 탓에 차량은 충전할 틈도 없이 행사장 주변을 누볐다.

자녀들과 함께 SM3를 시승한 박형수(41·회사원)씨는 “전기차를 처음 타봤다. 소음이 제로에 가까워 일반 차량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보조금 혜택을 고려해 구매할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SM3전기차는 3000만원에 가까운 보조금이 지급, 1900만원에 판매돼 구매 요청이 쇄도했다.

제주도에서 처음 개최된 전기차엑스포 행사장에는 전기차를 만나기 위한 발걸음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첫 주말에만 3만명이 찾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통상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관람객이 1만명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엑스포는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특히 세계 각국의 유명 전기차가 일반에 공개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내 전시장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은 중앙에 위치한 BMW 부스로 너나 할 것 없이 i3의 운전대를 직접 잡아보고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BMW의 전기차 i3의 국내 첫 데뷔 무대가 마련된 만큼 방문객들을 붙잡았다. 전기차 한 관계자는 “일반 차와 비교해 성능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디자인도 독특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내에 전기차를 처음 선보인 수입차 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뜨거웠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내달 공식 출시를 앞두고 차량을 전시할 경우 재원이 공개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했으나 전기차 시장 선점 차원에서 제주에서 선을 보이게 됐다. 시승 차량이 없는데도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기차 전문업체 프랑스 미아일렉트로닉도 이번 엑스포를 통해 자사 모델을 소개했다. 연간 전기차 1만2000여대를 생산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강형숙(27·가정주부)씨는 “지난 주말에 왔다가 너무 붐벼서 평일에 다시 이 곳을 찾았다. 프랑스 미아 전기차는 생소한 브랜드인데 가격과 디자인을 보니 출시되면 당장 사고 싶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미아일렉트로닉 관계자는 “2000만원대 가격과 귀여운 디자인을 갖춰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올해 말 한국에 미아 전기차를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BMW는 전기차 i3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BMW는 다음 달 24일 i3를 국내에서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i3는 1회 충전으로 약 160km를 갈 수 있어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가운데 일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BMW는 i3 출시와 함께 올해 전국 60개 이마트 매장에 충전시설을 확충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 타업체의 경쟁 차종들도 충전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 예정이다. 일본 닛산은 지금까지 10만대 넘게 팔린 전기차 리프를 앞세웠다. 이번 엑스포 기간에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5500만원 정도로 책정됐는데, 이번 판매 성적을 보고 국내 본격 출시 시기를 저울질할 계획이다. 닛산 리프는 세계 첫 양산형 전기차인데, 37개국에서 10만 대 이상 팔려 전기차 가운데는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차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르노삼성은 시장 수성을 자신했다. 올해 택시 등으로 전기차 SM3 ZE의 비즈니스 모델을 더 많이 개발해서 현재 58%인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부산 공장을 전기차 전용으로 특화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기아자동차도 쏘울 EV를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하고 제주도민에 판매를 시작했다. 기아차는 올해 쏘울 EV 판매 목표를 500대로 잡았다.

지난 18일에는 ‘유럽전기차보급 현황 및 정책’에 대해 미쉘부스 미아일레트로닉(프랑스 전기차 제조업체) 대표가 특별강연을 해 주목 받았다. 입양아가 되어 프랑스로 떠났던 미쉘 부스(49·Michele Boos)는 40여년을 훌쩍 넘겨 프랑스 전기자동차의 전문제작회사인 ‘미아일렉트로닉(Mia Electric)’ CEO로 한국 땅을 밟았다. 1970년 ‘임미자’라는 한국 이름의 어린 꼬마는 섬유기술자로 한국에 들어와 있던 프랑스인 양아버지에 입양돼 프랑스로 떠났다. 모국을 떠나 프랑스인으로 살아온 이 한국 여인이, 유럽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전기자동차의 대명사가 된 ‘미아일렉트로닉’의 CEO로 성장해 전기차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제주 땅을 찾은 것이다. 그녀는 아이폰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애플(Apple)처럼 자신이 이끄는 회사 ‘미아일렉트로닉’이 세계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10년 탄생한 친환경 전기자동차 제작업체 미아일렉트로닉은 ‘기본 디자인에 충실한 세련된 도심형 자동차’라는 방향을 가지고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2013년 유럽 순수 전기차 부문 판매 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도 밝혔다.

앞서 17일에는 컨퍼런스 개막식과 한국전기자동차리더스 협회 창립포럼이 열렸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전기자동차 보급 업무는 국민의 건강한 환경생활의 향상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업무와 연계된 매우 중요한 과제의 하나”라며 “환경부 차원에서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적극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문승일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는 “‘사람은 서울로 전기차는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제주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시험무대인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며 “제주가 엑스포뿐 아니라 전기차 그랑프리, 전기차 데이터 센터 구축 등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폐막을 하루 앞둔 20일에는 삼다홀에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발전방향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세미나는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으로 평가되는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의 향후 발전방향 및 로드맵을 제시하고 국제전기자동차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방안에 대한 제시를 위해 제주발전연구원과 국제전기자동차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진행되었다.

제주도는 올해를 전기차동차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민간 보급이 금년에는 더 활발해져 제주도만 해도 500대의 전기자동차가 보급된다. 2030년까지는 전 섬에 전기차만 다니도록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김홍두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과장은 “세계환경수도를 추진하는 제주도가 친환경 전기차를 미래성장산업으로 키우려 한다. 지난해 전기차 160대를 시민들에게 보급했고 올해 451대를 지원한다. 2030년까지 제주에서 운행하는 승용차 37만대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겠다”며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따른 각종 정책적 뒷받침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겠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제주의 새로운 성장산업의 발판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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