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연습시간 “도로주행 겁난다”
짧아진 연습시간 “도로주행 겁난다”
  • 정희성
  • 승인 2014.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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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취득 간소화 명암<하>

운전면허 간소화 이후 응시자들의 도로주행시 사고 발생이 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유행이 되고 있는 어느 운전면허학원 소속 차량 모습. 차량 뒤편에 ‘양해 바랍니다. 운전면허간소화로 인해 도로에서 완전기초 연습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지난 2011년 6월부터 운전면허 취득 간소화가 시작된 후 운전면허 학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연습면허 소지자들의 교통사고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습면허는 도로주행 연습을 위해 발급되는 임시면허로 장내기능 시험에 통과하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차량조작 방법만을 배운 채 도로에 나간 응시자들의 곡예운행으로 사고가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 경남협회 측의 설명이다.

경남협회에 따르면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교육시간이 장내기능 15시간에서 2시간으로(1·2종 보통면허 기준) 대폭 줄고 기능시험 또한 방향지시등 켜기, 변속기 조작 등 간단한 차량 조작법과 50m 직선 주행, 돌발 시 급제동 능력 등으로 축소됐다.

기능교육 시간과 과정이 축소되다 보니 운전이 미숙한 연습면허 소지자들이 도로주행을 위해 도로로 나섰다 낭패를 보는 일이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사들 사이에서는 “시동만 켤 줄 아는 응시자가 운전하는 차에 타고 도로주행을 나가기 겁이 난다”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경남협회는 간소화 이전에는 도로주행 연습 중 사고건수는 연간 10건 이내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한 달에 가벼운 접촉사고를 비롯해 몇 건씩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면허취득이 쉬워져 운전면허학원을 찾는 수강생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도내 모 운전전문학원 직원 A씨는 “대다수의 수강생들이 기초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기능 2시간만으로는 기본적인 자동차 조절능력도 익히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반 시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주에 사는 B모(36)씨는 “요즘 인터넷이나 TV에 교통사고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영상을 보면 한숨밖에 안 나온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너무 많이 일어난다. 운전면허증 따기가 너무 쉬워진 것이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그동안 운전면허 학원들이 비싼 돈을 받고 합격 위주의 교육을 실시한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도내 C 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운전은 안전에 대한 의식과 기능적인 연습 모두 필요하다”며 “시험을 이렇게 간소화한 건 안전운전을 하게 하려는 면허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학원비를 적당한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 더불어 학원도 합격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선진국처럼 운전면허와 관련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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