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植木日) 육목일(育木日)
식목일(植木日) 육목일(育木日)
  • 경남일보
  • 승인 201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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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 신지식인)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고마운 점은 무수히 많다. 나무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이산화탄소는 빨아들이고 사람이 숨을 쉴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는 내뿜는다. 즉 맑고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산소)를 제공해 준다. 나무는 공기 중에 떠도는 먼지들을 나무 잎들로 걸러내기 때문에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기도 하며 녹색댐의 역할도 한다. 산에서 나무는 비가 많이 오면 물을 빨아 들였다가 비가 안 오면 수분을 공급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산사태를 막아준다. 나무의 뿌리로 산의 흙들을 꽉 잡아 주기 때문이다.

또 정서적인 안정을 주기도 한다. 산에 가서 초록빛의 나무들을 보면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고 또한 무더운 여름에는 그늘이라는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해 준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정자를 만들어 음유를 즐기곤 했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고 연료 공급, 건축자재 공급, 종이재료 공급, 의약품의 원료 재료 공급 등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현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림욕이다. 숲속에서는 대도시보다 최고 200배나 맑은 공기와 ‘식물’이라는 뜻의 파이톤(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사이드(cide)가 합쳐진 피톤치드(phytoncide)와 혈압을 내려주는 테르펜(terpene)이 풍부하다. 식물이 발산하는 피톤치드와 테르펜이 몸과 마음을 순화하고 병을 예방한다. 숲길을 걸으면 심박수가 5.3% 낮아져 심혈관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산림청 이주영 박사는 산림 활동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옥스퍼드 대학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CAM에 게재하였다.

숲은 분노, 불안, 피로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해 주고 활기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촉진해 준다.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은 만성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교감신경 활동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양이온이 발생하는데 이때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을 흡수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음이온은 피를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에 활력 회복과 건강증진에 좋다.

식목일을 4월 5일로 정한 것은 24절기 중의 하나인 청명(淸明) 무렵이 나무 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날이고, 조선 성종이 세자와 문무백관들과 함께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이다.

한편 4월 5일이 식목일이 된 직접적인 계기는 1910년 4월 5일 순종이 친경제(親耕祭)를 거행할 때 손수 밭을 갈았을 뿐만 아니라 직접 나무를 심었던데 있다. 식목일이 공휴일이 아닌 일반 기념일이지만 사람들은 이날 나무를 많이 심는다. 그리고 나무 심는 것 못지않게 나무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산불로 인하여 많은 나무가 불에 타서 죽고 소나무 재선충이 발생하여 벌목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이제는 산림녹화에 힘써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 서독을 방문하여 서독의 고속도로(아우토반)를 달리면서 현재의 경부고속도로를 계획하게 되었고, 서독의 잘 가꾸어진 숲을 보면서 산림녹화를 계획하게 되었다. 식목일 날 아무리 많은 나무를 심어도 평소 잘 가꾸지 않으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엘니뇨’니 ‘라니냐’니 하며 지금 기후변화에 대해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힘의 원천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산림은 우리의 생명이고 국력이다. 식목일과 더불어 육목일(育木日)을 더 활성화했으면 한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 신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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