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정치판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정치판
  • 경남일보
  • 승인 201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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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일상적으로 믿음을 주지 못하는 불신자, 출세와 이기심에 눈이 멀어 신의를 헌신짝 같이 저버리는 배신, 배반자는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는 게 인간관계의 규칙이다.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은 합심해 협력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나 정치권은 한때 자신과 한 배를 탔던 사람이 자신에게 가장 큰 해를 입히는 일도 있다. 한 배를 탔다고 해도 언젠가는 배에서 내려 제갈 길을 가야 한다. 하지만 요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에서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내 사람이 되고, 또 내편인줄 알았는데 서로 싸워야 하는 처지로 만나기도 한다.

▶인간관계도 예외가 있는 곳이 딱 한 군데 있다면 바로 정치판이다. 선거를 통해 당락이 결정되는 정치권은 정상적인 인간관계의 무풍지대다. 정치인 스스로도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게 정치판이라며 몰인간 관계를 정당화 할 정도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삿대질을 하며 독설을 퍼붓던 정적사이가 마치 수십 년 금슬을 나누던 잉꼬부부처럼 공동의 정치적 이득이 맞아 떨어지면 이질적인 이념, 노선을 비벼대며 ‘홍야!홍야!, 코맹맹이 신음’을 하면서 짝짜꿍을 마다않을 때도 있다. 어쩌다 정적이 되면 일순간에 정치적 잡놈으로 표변하기도 한다.

▶정치판은 이해득실만 맞아 떨어진다면 정파, 이념, 노선, 철학, 당적에 구애받지 않고 한솥밥을 먹던 동지가 하루아침에 철천지원수도 된다. 형님도, 동생도, 스승도, 선배도, 후배도, 친·인척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런지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정치판엔 도의도 없는 사태를 자주 본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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