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헬 수 있는 밤
별을 헬 수 있는 밤
  • 경남일보
  • 승인 201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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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나는 아무 걱정 없이 가을 속의 별을 다 헤일듯 합니다/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서시’로 유명한 윤동주 시인의 ‘별을 헤는 밤’의 일부다.

▶서울의 청운동에는 윤동주문학관이 있다. 그가 인왕산을 오르며 이 시를 지었을 법한 언덕에 세워진 문학관에서는 지난해 7월 ‘별을 헤는 밤 돗자리음악회’가 열렸다. 그의 작품세계와 일제에 항거한 뜨거운 저항정신을 추모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의미 있는 밤을 보냈다. 그러나 돗자리만 펴놓고 드러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의 별을 헬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는 그야말로 기대에 그쳤다. 서울의 하늘에는 이미 별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별구경을 하기 힘들기는 도시지역도 마찬가지다. 뿌옇게 흐려진 대기가 별을 가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도시어린이들은 불행하다. 밤하늘을 보며 먼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꿈을 실어보는 낭만,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 볼 기회가 없다.

▶오랜 공직생활을 접고 귀향해 생태환경해설사로 고향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는 류진원씨는 어린이들에게 별을 보여주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진주를 비롯한 동부경남 일대에는 밤하늘별을 관측할 수 있는 곳이 마땅찮다는데 착안, 고향 나동면 둔치산에서 별을 관측하기를 널리 홍보하고 있다. 지리산과 남덕유산, 의령의 자굴산, 마산 적석산과 고성의 거류산, 하동 금오산, 남해의 망운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둔치산의 사자봉에서는 총총한 별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천체망원경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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