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의 길
도농상생의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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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수·도농상생네트워크 상임대표)
최근 도시농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그것은 복잡하고 고단한 도시생활 속에서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농업에는 공간적으로 도시지역과 도시 근교지역에서 행해지는 농업을 비롯해 도시민의 농업 참여라는 관점에서 농업체험이나 도농 교류, 직거래 등을 포함한다. 도시농업은 단순한 생산의 영역을 넘어서 체험이나 학습, 교류, 정보교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도시민이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되는 배경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도시 과밀현상이 농업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도시가 과밀하고 복잡해질수록 자연친화적인 텃밭농원이나 관광농원, 그린투어리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다. 둘째, 시장개방과 글로벌화에 따른 식품안전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농산물 무역이 확대되고 수송거리가 멀어지게 되면 부패나 변질의 방지를 위해 약물처리가 불가피해져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농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셋째,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소득 및 여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여유로운 삶을 위해 농업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퇴직 이후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도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인공적으로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보다는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민의 농업 참여는 다양한 형태로 진전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것이 텃밭농원이나 가정원예 재배이다. 채소나 과일을 시장에서 구입해 먹는 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키워서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씨를 뿌리고 가꾸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과정에서 유·무형의 교훈을 얻게 된다. 도시지역에도 생업으로 하는 농업이 있다. 소비지에 인접한 입지조건을 살려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농업지역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 품목은 쌀, 채소, 화훼, 과수 등 다양하며, 특히 채소와 화훼는 고도의 기술집약적인 시설형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부 농가는 농장을 텃밭농원으로 전환하여 회원들과 직거래하는 형태로 다각화하고 있다. 이것은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경영모델이다.

도시농업은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비롯해 체험이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경관을 형성하면서 환경을 보전하며,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등 다원적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도시농업의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은 첫째,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고용과 소득을 창출하는 경제적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 국토를 보전하고 재해를 방지하면서 공기와 수질을 정화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환경생태적 역할을 한다. 셋째, 체험이나 교류를 통해 체험학습과 정서교육을 하고, 전통문화와 식문화를 계승하는 사회문화적 역할을 한다. 넷째, 소비자와 생산자의 교류나 직거래, 소비자에 의한 농업지원 등을 통해 공동체 형성 역할을 하게 된다.

도시와 농촌을 상생발전시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도시지역에서도 안정적인 농업경영이 가능하도록 농지가 장기적으로 보전돼야 한다. 도시계획의 경우 현행 ‘녹지지역’에서 ‘농업지역’을 따로 구분해 농지를 장기적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텃밭농원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텃밭농원은 개인이 개설하고 있으나 선진국 사례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개설해 관련 편의시설 등을 함께 제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셋째, 도시와 농촌, 상공업과 농업, 소비자와 농업인의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 도농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함으로써 농업인은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형성해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도시민에게 공급하고, 도시 소비자는 교류와 직거래를 통해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인 거래선을 형성해 판로를 확대하는데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도농 상생의 중요한 통로가 된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수·도농상생네트워크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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