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아!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아!
  • 경남일보
  • 승인 201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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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인천항에서 환하게 웃던 단원고 학생들의 벅찬 수학여행의 꿈은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선실에 물이 차오르자 남학생은 자기가 입었던 구명조끼를 벗어 여학생에게 입혀 주면서 먼저 배를 탈출하라고 했습니다. 구명이 확인된 75명의 학생 가운데 여자(41명)가 남자(34명)보다 많은 것이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떠날 때는 모두 325명이었는데, 나머지 250명의 학생들은 어째서 돌아오지 않습니까? 선장은 ‘방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남긴 채 침몰하고 있는 여객선을 떠났습니다. 승무원들은 선실에 학생들을 팽개친 채 구조헬기를 타고 탈출했습니다. 안내방송을 믿고 기다리던 ‘안전한 선실’은 죽음의 물탱크로 변했습니다.

▶도망간 선장과 선원들은 살인마였습니다. 일본에서 18년이나 운항해 낡은 여객선을 도입해 수학여행 길의 학생을 태운 해운회사는 악마였습니다. 낡은 배의 도입을 허락한 정부도 과연 선진국 정부인지를 의심케 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일본인이 쓰고 남은 배를 사와서는 안 됩니다. 우리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습니까? 방금 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사회, 권력과 돈 앞에 가차 없이 양심을 버리는 사회, 책임질 사람이 없는 사회가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무고하게 죽어간 250명의 어린 생명은 어찌해야 합니까?

▶학생들은 의인이었습니다. 아비규환의 선실에서 몸부림치며 숨져 갔을 학생들은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우리의 귀한 아이들입니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 사고현장에서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죽음을 부르는 허술한 현장을 가차 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박동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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