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생명의 근원' 되찾는 도랑살리기
창원시 '생명의 근원' 되찾는 도랑살리기
  • 이은수
  • 승인 201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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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농촌도랑 수질 1등급 회복…올해 4곳 신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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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살리기.

국가하천인 낙동강의 수질오염 예방을 위해서는 수계 지류의 상류에 위치한 마을 도랑의 수질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 수계 지류의 상류에 위치한 창원시는 ‘농촌 도랑살리기’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환경보전 교육, 도랑 물길정비, 폐기물 및 퇴적토 제거, 수생식물 식재 등 수생태 환경 개선에다 마을벽화 그리기, 화단조성, 폐기물 분리보관용기 설치, 마을의 뿌리 찾기 등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같은 도랑살리기 사업을 추진한 결과 옛 도랑으로 수질과 수생태계가 회복되고, 마을 공동체 의식이 깊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도랑살리기는 도랑을 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 빨래터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공동체 복원사업이다.



◇왜 ‘도랑살리기’인가?

비록 개울은 좁지만 마을 구석구석을 적시는 도랑물이 흐른다. 길 가는 나그네의 목줄기를 적시고 천수답과 빨래터를 지나 물고기를 품고 동심을 적신다. 큰 하천이 도시를 만들었다면 도랑은 마을공동체를 엮는 새끼줄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새댁의 손을 감싸던 빨래터가 사라지고, 물장구 치던 실개천마다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개울 바닥엔 돌이끼 대신 물때가 끼고, 개구리알을 품던 물웅덩이는 오폐수 찌꺼기인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 악취를 품길 만큼 오염된 개울은 ‘복개천’이 돼 ‘졸졸’ 물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구조물에 갇혔다.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울음을 우는 곳은 현실이 아닌 이상향이 됐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 도랑살리기 운동이 전개돼 사라져가는 마을 앞 빨래터의 추억을 복원하는 성과를 거양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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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살리기.


◇창원지역 16개 농촌도랑 수질 1등급 회복

창원시의 도랑살리기 사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급수의 도랑 수질이 1급수로 바뀌고 있는 것. 2011년 전국 최초로 북면 신음마을에서 시작한 농촌 도랑살리기 사업은 2011년 2개소, 2012년 7개소, 2013년 7개소에 추진됐으며, 이 결과 총 16개소의 농촌도랑이 수질 1등급으로 회복됐다.

시행전 상류의 축사단지, 생활하수, 과수단지의 오염수 등 각종 오염원으로 인해 잡초가 무성하게 우거지고, 메말랐던 실개천은 물길조성작업과 마을 벽화그리기를 통해 차츰 옛 모습으로 복원돼가고 있다. 소라마을(의창구 북면 상천리 313번지 일원) 도랑에는 고아라, 소라쟁이, 계망초, 쑥, 갈대, 냉이, 달맞이꽃, 미나리 등이 식생하며 청정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민들은 500m의 물길을 내고,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심었다. 창원시는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물길조성, 수생식물 식재, EM발효액 보급탱크 설치(1개소), 벽화그리기(3개소), 폐기물 분리보관시설 설치(3개 1조), 하천정화 등을 지원했다. 수질상태는 1.6 BOD에서 0.8 BOD로 개선됐다. 이같은 성과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선진지견학, 주민교육 등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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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살리기.


◇창원시 도랑살리기 운동, 전국대회 3연패

창원시의 마을 도랑 살리기 운동은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3연패를 달성했다.

창원시는 환경부가 개최한 ‘2013 수생 생태계 복원 성공 사례 콘테스트’에서 마을 도랑 살리기 사업이 2011년과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창원시는 지난해 월계와 소라·신기·갈전마을 등 북면지역 4곳과 자여와 마룡·금산마을 등 동읍지역 3곳에 대해 2억 38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사업을 추진했다.

환경부는 창원시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해 ‘도랑살리기 사업’을 전국 공모사업으로 추진하고 공영방송인 SBS와 연계해 ‘도랑살리기 방송캠페인’을 연중 전개하는 한편, 올 9월에 방영 예정인 ‘물은 생명이다’ 환경다큐멘터리의 제작(도랑살리기- 200일간의 기적)을 위해 창원시의 도랑살리기 사업 추진과정을 지속적으로 취재할 예정이다.



◇창원시 ‘도랑살리기’ 국비 대거 확보

창원시의 도랑살리기 신규사업이 환경부에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2014년 전국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에 대거 선정됐다.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은 전국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유입되는 소규모 지류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이를 지역주민에 의한 자발적인 환경사랑 실천운동으로 전개하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2월 25일부터 1개월간 ‘전국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을 공모한 결과, 전국 24개 시·군 44개 도랑을 대상사업으로 선정하고 전액 국비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도랑살리기 사업’ 총예산 10억 원 중 낙동강유역환경청 소관으로 3억 원이 배분되어 창원시가 신규도랑 사업비로 4개 사업 1억1000만원을 확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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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살리기.


◇창원시 올해도 4곳 도랑 정비 ‘박차’

창원시는 시비와 환경부 수계기금 1억6000만원을 들여 북면 내산, 동읍 봉곡·고양·금동마을 등 4곳에 있는 도랑을 올해 정비한다. 물이 고이지 않도록 도랑 물길을 정비하고 쓰레기나 퇴적토를 제거한 뒤 수질정화 능력이 있는 창포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도랑에 쓰레기와 생활하수를 버리지 않도록 환경보전 교육도 실시한다. 도랑 살리기 사업을 한 16곳 모두 수질이 미꾸라지만 겨우 살 수 있던 3급수에서 버들치, 어치, 다슬기가 살 수 있는 1~2급수로 회복됐다. 기존 도랑살리기사업을 통해 16곳의 농촌도랑이 복원됐으며, 올해에는 4곳에서 도랑살리기사업이 시행된다. 모두 낙동강 수계에 있는 도랑들이다. 적은 돈을 들인 도랑 살리기 사업이 효과를 보자 정부는 2012년부터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매년 전국 지자체가 창원시로 견학을 오는 등 창원시는 도랑 살리기 사업의 발원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태현 창원시 환경녹지국장은 “도랑살리기 사업을 민·관·단체의 협력사업으로 실시해 마을공동체 의식이 높고 주민의 호응 또한 매우 좋다”며 “민관협력을 통한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의 발원지로서 국비의 대폭지원과 중앙정부의 깊은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도랑살리기 사업이 모범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 사업은 앞으로 낙동강 수계권역의 전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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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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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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