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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생선 '박대'로 차린 진수성찬 '꿀맛'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32> 충남 서천 이야기
경남일보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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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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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생태전시관
우리가 살고 있는 진주에서 200km가 넘는 먼 거리에 위치한 서천군은 충청남도 서남부에 위치하여 동쪽으로는 부여군, 서쪽으로는 황해, 남쪽으로는 금강을 경계로 전라북도 군산시와 접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보령시와 접하고 있다. 서천에 행정제도가 처음 등장한 것은 삼한시대 마한의 부락사회국가인 아림국이 탄생하면서 부터라고 하는데, 국민학교 시절부터 한산모시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한산이라는 지명이 여기 서천에 있다는 것은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여행은 새로운 지식과 함께 무한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군산에서 금강하굿둑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바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조류생태전시관인데, 우리나라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이 충청도를 휘돌아 서해바다에 다 닿은 위치에 펼쳐지는 철새의 낙원이 자리한 곳이다. 400여리를 내달아온 강물이 황해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이곳은 매년 겨울이면 40여종 50여만 마리 철새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큰고니 가창오리 청둥오리 개리를 비롯한 오리류와 기러기류 등이 월동하는 곳이며 물새들에게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철새관련 전시와 체험을 함께하는 조류생태전시관은 1층 휴먼테라스, 2층 에코라운지, 3층 버드디스커버리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들꽃책갈피 만들기, 갯벌풍경 만들기, 새 둥지 만들기, 나무곤충 만들기, 철새그림그려보기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인하여 체험은 물론이고 입장조차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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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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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구이와 찜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 먼 길을 달렸더니 벌써 시장기가 밀려온다. 오늘 점심은 박대정식을 먹을 요량으로 서천읍의 갯바우회집에 도착하니 때에 좀 이르지만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자리를 하자마자 박대정식을 시키니 기본상차림과 함께 탕이 먼저 나오고 구이와 찜이 차례로 나오는데, 박대는 서천 인근 바다에서만 잡힌다는 서대와 비슷한 생선으로, 착한 가격에 박대로 조리한 특별한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매운탕을 올린 렌지의 불을 줄이고 천천히 들여다보니 허옇게 보이는 것이 모두 박대이며, 약간 말린 박대로 매운탕을 조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구이와 찜의 맛을 보니 서대의 그 맛과 비슷하면서 서대보다 억새지 않은 뼈가 씹는 맛을 더하고, 겨울에는 박대의 껍질은 모아서 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니 박대묵을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구이는 작은 박대를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내었는데 고소하여 서천의 특산물인 한산소곡주를 한잔 곁들이니 꿀맛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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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짜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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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송편


촌스러우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밑반찬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박대정식에 빠져 소곡주까지 맛보고, 모시의 지존! 민족의 혼이 담긴 전통 한산 세모시를 만날 수 있는 한산모시관으로 차를 달린다. 한산모시관은 한산모시를 처음 생산했던 건지산 기슭에 모시각, 전통공방, 전수교육관, 토속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으로 서천의 전통문화와 한산세모시 제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곳이다. 정갈하게 손질된 잔디와 단아한 초가지붕 사이를 지나 모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조상들의 손때가 묻은 모시 짜기에 필요한 여러 도구를 만날 수 있으며, 한산 세모시로 지은 옷들과 고 서적들을 볼 수 있고 현대적 감각의 글로벌패션으로 변한 한산모시와 함께 맛있는 모시송편도 만날 수 있다.

한산모시관을 나와 점심 때 맛보았던 한산소곡주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한산소곡주는 백제 때의 궁중술로 백제 유민들이 나라를 잃고 그 슬픔을 잊기 위해 빚어 마셨다고 하며, 향과 맛이 독특한 민속주이다. 소곡주는 한산지방의 이름난 술로 빛깔은 청주와 같으며, 조선시대에 들어 가장 많이 알려진 술로 동국세시기 경도잡지 시의전서 규합총서 등에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 소곡주를 만드는 방법은 찹쌀을 빚어 100일 동안 익혔는데, 이때 며느리가 술맛을 보려고 젓가락으로 찍어 먹다보면 저도 모르게 취하여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은뱅이처럼 엉금엉금 기어 다닌다 하여 ‘앉은뱅이술’이라고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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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리 갈대밭


소곡주의 얘기를 뒤로하고 신성리갈대밭으로 향하였지만 여기도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아쉬움에 전망대에 올라 갈대밭을 바라보니 까맣게 탄 갈대밭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모습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금강의 물줄기만 나를 반긴다. 평소대로라면 햇볕이 여울지는 금강의 물결과 신비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신성리갈대밭에서 새록새록 사랑도 꽃피우고, 영화 속의 주인공도 되어볼 수 있을 것인데 말이다. 파란 하늘과 맞닿을 듯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계절이면 23만여 ㎡의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인 이곳은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유명하며,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자연학습장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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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 선생 생가




신성리갈대밭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것을 경험하지 못해 아쉬워하며 월남 이상재선생의 생가를 찾아간다. 월남 이상재선생은 독립운동가 이며 민족주의자로써 1850년에 태어나 1927년 3월 29일 타계하셨고 우리나라 최초로 사회장을 치룬 조선 후기의 사회운동가이다. 선생의 생가는 1972년과 1980년에 이어 2012년에 복원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생전에 남긴 유물들을 전시하기 위하여 이상재선생 유물전시관도 개관 운영 중이다. 선생은 일찍이 기독교에 입교하여 신앙운동을 통해 민족정신을 일깨우고자 노력하였고, 1927년에는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단일 전선을 결성하여 일본과 투쟁할 것을 목표로 신간회를 조직하여 창립회장으로 추대되었으며, 저서로 논문집 청년이여, 청년위국가지기초 등이 있다. 선생의 생가는 안채와 사랑채가 있는 초가집으로 앞면 4칸 옆면 2칸 규모이며 대문은 솟을대문을 두었는데 먼 길을 찾아온 대학생들이 문화재해설사의 해설은 고사하고, 관람확인스탬프만 받고 떠나는 모습에 허망한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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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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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서원 홍살문


문화재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따뜻한 녹차 한잔으로 몸을 녹인 후 문헌서원으로 향한다. 문헌서원은 고려 말 충신인 목은 이색 선생과 가정 이곡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창건연대는 1594년으로 전해진다. 처음 이름은 ‘효정사(孝靖祠)’였는데, 정유왜란으로 소진되어 사우만이 남아 있는 것을 한산 고촌으로 이건하였으며, 1611년(광해군 3년)에 ‘문헌(文獻)’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나 1871년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 그 후 문중과 지방유림의 공론으로 현재 위치에 복설하였고, 전통역사마을 조성사업계획에 따라 2007년부터 5년여 간의 재정비 절차를 거쳐 2013년에 전통한옥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제향인물은 앞의 어른 두 분을 주벽으로 하는 8분이며, 향사일은 매년 음력 3월과 9월 중정일이다. 이색 선생 영당 뒤 아름드리 배롱나무가 가히 장관이며 선현들의 숭고한 얼까지 간접 체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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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복 가옥


이제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향하며 중부지방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이하복 가옥을 둘러보았다. 이하복 가옥은 중부지방의 전통적인 농가로, 전통기법에 따라 안채의 앞쪽 지붕이 뒤쪽 보다 길게 처리된 것이 흥미롭고, 며느리의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해준 점이 특이하다. 지나는 길에 서천특화시장에 잠시 들려 활어를 구경하며 숙소에서 먹을 주꾸미를 사서는 마량리 동백나무숲으로 달려갔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약 300년 전에 마량첨사가 바다위에 꽃다발이 떠 있는 꿈을 꾸고 그곳 바다에 나가 보았더니 정말 꽃이 떠있어서 이것을 건져 심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마량리의 동백나무숲으로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동백의 명소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동백나무숲으로서 동백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상에 위치하고 있어 식물분포학적 가치가 높고, 풍어제 및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숲으로서 문화적 가치도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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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리 동백나무 숲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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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비빔밥
오늘 저녁식사는 봄의 불청객 황사에 도움을 주는 해초비빔밥을 먹으려고 한다. 관광지라 주변의 음식들은 대부분 비싸기도 하여 선택한 메뉴이지만, 멍게를 비롯하여 미역 다시마 해초 등의 해조류를 잘 손질하여 담고, 깨소금 참기름 고추장 등으로 맛있게 만든 비빔양념장을 곁들여 담아낸 그릇에 밥을 넣고 비벼 한 입하니 입안에서 특유의 쌉쌀한 맛과 함께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멍게, 갯내음 가득한 해초, 신선한 새싹 채소가 어우러져 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멍게에는 항균 항암물질인 할로시아민과 불포화 알코올인 신티올을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 감기예방 및 당뇨병 개선에도 좋단다. 오늘은 서천에서 스탬프투어와 함께 웰빙음식으로 케어한 날이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서천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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