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충분히 머금은 땅에 비닐 덮고 정식
수분 충분히 머금은 땅에 비닐 덮고 정식
  • 경남일보
  • 승인 201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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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의 귀농일지> 고추 심기
한낮 기온이 오르자 식물의 생장속도도 빨라져 일주일 사이에 매실과 감나무 잎이 무성해질 정도로 자랐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는 작물의 생장 주기가 빨라진 것 같다고 한다. 단감을 솎는 작업도 예년에는 5월 중순경에 시작을 했는데 금년에는 비가 그치면 다음 주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다.

지난해부터 전남지방에서는 매실에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병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 원인이 복숭아씨살이좀벌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이 해충은 매실씨앗이 여물기 전에 산란을 하며, 애벌레가 씨앗 속에서 지내며 열매를 못 쓰게 만든다고 한다. 성충 한 마리가 약 백 개의 알을 낳아 피해를 확산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딱딱한 씨앗 속에서 씨방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방제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자주 방제를 해도 효과가 없다고 한다. 우리지역에서는 4월 중순경에 적용약제를 뿌리면 산란하는 성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고, 산란 15일 정도 지난 후 부화하는 애벌레는 4월 하순경에 침투이행성농약을 뿌리면 죽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농협농약담당자의 조언을 받아 적용약제를 한차례 뿌렸다.

새로 심은 매실나무 새순이 나와 큰 것은 10cm 정도까지 자랐다. 새순이 눈에 뜨일 정도로 자라자 우려했던 고라니가 뜯어먹기 시작했다. 처음 한두 그루에 그쳤던 피해가 날이 지날수록 늘어만 갔다. 배나무를 베어내고 심었던 평평한 밭이 더 큰 문제였다. 특히 우거진 잡초를 베어버리자 활동이 쉬워진 밭을 마음대로 뛰어다니며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았다.

아버지께서는 냄새나는 농약을 매실나무 주변에 뿌려두고 지켜보자고 하셨다. 필자는 새로 난 매실 새순에 냄새가 강한 가루약을 하얗게 뿌리고, 일부는 동물 기피용 약제를 매달아 관찰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은 그물망을 쳐 막아보기도 했지만 훤히 들여다보이는 그물망은 쉽게 뛰어 넘어가 피해를 남기곤 했다.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결국은 그물망을 나무마다 씌워서 고라니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할 것 같다. 새순을 모조리 뜯어먹는 고라니는 정말 골치 아픈 야생동물이다.

농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모종을 판다는 연락이 왔다. 지난해와 같이 고추모종을 사기 위하여 집사람과 농협에 갔다. 막상 고추모종을 구입하기 위하여 갔지만 그곳에는 오이와 단호박 등 다른 모종도 함께 팔고 있었다. 고추모종을 달라고 하여 챙기자 아내는 이것저것 다른 것에도 관심을 보이며 떠날 생각을 않는다. 결국 오이 모종도 5포기, 단호박도 5포기, 토마토 10포기, 청량고추와 아삭고추 각각 10포기를 구입하고 나서야 가자고 했다.

집에 도착하여 모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고 고추 심을 밭으로 갔다. 지난주에 퇴비를 넣고 갈아 둔 밭이지만 다시 한 번 관리기로 갈고 이랑을 만들어 비닐을 덮었다. 지난번 비에 땅은 적당히 수분을 머금고 있어 바로 정식을 해도 좋을 것 같았지만 하루쯤 지난 후 심기로 했다.

비닐 씌우기를 마치고 옆 이랑에 심어둔 감자 싹이 나는 것을 보고 이랑 사이의 흙으로 북을 돋워 주었다. 감자를 심어면서 올해는 비닐을 씌우지 않았다. 비닐을 씌우는 것은 잡초가 나지 못하도록 미리 방지 하는 것인데, 북을 돋우는 것도 어린 잡초가 나지 못하도록 하는데 있다. 감자 잎이 무성하게 자랄 때까지는 수시로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만 하루가 지나 오후 햇살이 기우는 것을 보고 고추모종 정식을 시작했다. 정식을 하기 전 충분히 물을 주고 모종상자에서 뿌리와 줄기가 상하지 않고 쉽게 뽑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두었다. 내가 적당한 간격으로 비닐에 구멍을 뚫고 흙을 파두면 아내가 고추모종을 넣고 덮어나갔다. 200포기의 고추모종 심기를 끝내자 모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었다. 고추가 쓰러지지 않도록 묶을 지주는 다음에 고추가 활착을 하고 좀 더 자라면 세우기로 했다.

함께 정식을 마친 오이와 단호박, 그리고 토마토도 더 튼튼한 지주를 세우고 덩굴이 땅으로 기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들이다. 지난해에는 지주를 잘 못 세워 쓰러지는 바람에 발견을 할 수 없어 버린 것들이 많았다. 올해는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지주를 세워볼 참이다.

/정찬효 시민기자

고추심기
초보농사꾼이 고추심기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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