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官피아’ 문제가 곪아터진 비극
세월호 참사, ‘官피아’ 문제가 곪아터진 비극
  • 경남일보
  • 승인 201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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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세월호 참상이 희망의 빛줄기도 점점 가늘어져 가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고 침은 바짝 말랐다. 실종·사망 302명의 참사로 한숨, 슬픔, 울음, 분노가 가득하다. 살아남아 미안한 스승·친구·부모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국민모두가 억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멘붕(멘탈 붕괴)상태’다. 인명구조의 부실대응보면 “대통령 한 명밖에 없다”는 만기친람(萬機親覽)식 국정 운영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은 무능한 정부는 이미 “문을 닫아도 괜찮지 않을까”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인재(人災)를 넘어선 관재(官災)가 국무총리를 비롯, 장관 몇 명을 바꾸는 개각으로 해결 될 사항이 아니다.

운행해서 안될 배를 운행해서는 안될 사람들이 낸 참사에 청와대 발뺌, 부처 칸막이, 이기주위 등 정부·공직사회의 무능·안일한 긴급대응태세의 부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예방은커녕 초기 대응-인명구조작업-사고수습에 이르기까지 오락가락 허둥대고 우왕좌왕했다. 총체적 부실과 무능에 대한 불신의벽을 바로잡으려면 시늉이 아닌 ‘국가대개조’ 수준으로 정부·공직사회를 쇄신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세월호 사건을 빙자 엄청난 규제가 또 생길 것이라는 말도 한다. 정부여당은 그렇다 해도 야당의 반성은 얼마나 갈지다.



60년간 쌓인 비리, ‘국가대개조’ 시급

관료 사회가 경쟁이 아닌 끼리끼리 해먹는 담합 룰에다 퇴직 이후도 공기업과 산하단체에 낙하산 인사의 관행화 유착 고리는 더욱 강고해졌다. 관료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에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마피아’로 불리며 ‘행정 시스템을 사유화’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대통령도 이미 ‘관료 마피아와의 전쟁’을 예고한 상태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밝혀지는 공직사회의 유착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비리온상 해운조합에 안전관리를 맡긴 ‘해피아(해수부 마피아)’가 북치고, 장구치고, 춤까지 춰온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한 관료들인 ‘해피아’가 선박회사의 뒤를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다 부조리는 ‘해피아’뿐만 아닌 ‘모피아(기재부)’, ‘산피아(산자부)’, ‘국피아(국토부)’처럼 규제가 많은 곳은 ‘전통의 마피아’에다 ‘금피아(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교피아(교육부)’, ‘원피아(한국수력원자력)’ 등 거의 모든 부서와 지자체까지 ‘마피아 천국’이 돼있다고 보면 된다. 학연·지연·혈연·고시출신과 ‘마피아’의 독식은 부패를 낳고, 부패는 사고를 낳는다. “마피아 관료가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개탄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자화상은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고 믿고 싶지만 국민을 섬기는 본분을 다하기보다 무사안일·무책임·무철학으로 적당히 일하는 흉내나 내면서 자신의 승진 잇속만 챙기려는 공직자가 부지기수다. ‘퇴직 공무원들이 나라를 망친다’는 말이 다시는 안 오도록 해야 한다. 참사의 큰 원인인 선체개조·과적은 한심한 수준으로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 수립 이후 ‘60년간 켜켜이 쌓인 비리 등 부조리적폐 척결’을 위한 ‘국가대개조’가 시급하다. 서해페리호 등 큰 ‘사고백서’를 다섯 번 냈지만 건망증 때문에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악몽이 얼마를 지나 또 되풀이 됐다.



官피아 유착 고리 끊기 전쟁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가는 곧 국민’이란 말에 동의할 국민과 진짜 주인역할을 하는 선거 때를 제외하면 며칠이나 될까. 언제나 주인 노릇을 하려면 대통령을 비롯, 선출직과 공직자들이 제대로 일하는지, 맡겨놓은 곳간은 충실히 지키고 있는지, 주인에게 정직하고 상세하게 보고는 하는지 거듭 점검해야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정부가 ‘정치 쇼’가 아닌 얼마나 확고한 의지를 갖고 ‘철밥통 생태계 구조의 관(官)피아’ 문제가 곪아터진 비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착 고리 끊기 전쟁’에 나서는지를 국민들이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볼 것이다. 쇄신과 개혁을 못하면 또 참사를 맞을 수 있고 국가 미래도 없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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