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생명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사랑, 한 생명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
  • 경남일보
  • 승인 2014.05.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선태 (경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사랑이 넘쳐야 할 가정의 달이지만 잔인한 5월이 되어버린 한복판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 애써 돌아다녀 보지만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부처님 오신 날에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다시 한 번 사과를 표명했지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했다. 아니, 정말 미안해하고 죄송해하는 모습이 아니라 정권의 위기를 느껴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고 말한다.

이번 기회에 정치권은 한번 성난 민심은 그렇게 쉽게 달래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13일 만에 국무회의에서 과거의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말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차가워진 민심은 더욱 냉담해졌다. 이번 봉축법요식에서의 대통령의 말도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는 말도, 또 그 부처님의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는 말도 모두 꽹과리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말 속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했다. 선거 때면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앞다투며 ‘변화와 개혁으로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나라’를 외쳤지만, 국민들은 그런 공허한 외침 속에서 어떤 희망도, 변화도 찾지 못했다. 선거만 끝나면 그들의 외침은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금 이 나라에서는 정치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의 뿌리로 인식되고 있다. 정말 그들은 특정한 계층에게만 희망이고 나머지 국민들에게는 절망인 그런 나라 말고, 모든 국민들에게 희망인 그런 나라를 꿈꾸고는 있는 것일까?

그런 점에서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들에 남겨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나서는 목자의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수가 희망을 찾는 사람들에게 들려준 이 이야기는 효율을 따지는 이들에게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그 한 마리의 양을 애타게 찾는 목자의 마음은 나머지 모든 양들에게도 하나의 표징이 된다. ‘아, 내가 언젠가 길을 잃더라도 목자는 결코 나를 포기하지 않겠구나!’ 우리는 지금 대통령에게 이런 믿음을 가지고 싶은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이 잔인한 5월의 한복판에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나서는 목자의 마음을 가진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사회적 약자들이 잉여 인간 취급을 받지 않는 나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적인 이익은 기꺼이 유보되는 나라, 사람들이 지역·계층·성·종교·취향의 차이를 넘어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주선태 (경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