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심안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심안
  • 경남일보
  • 승인 2014.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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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심안


한 쪽 눈이 멀었구나

누군가를 몹시 사랑하는가
무언가에 깊이 빠져들었는가

전압을 조금 낮춰 봐
등 뒤에 별이 보일거야

-조영래 <심안>



로크를 비롯한 영국 경험론자들이 말하는 ‘감각’이란 ‘외부 자극에 의해 육체의 어떤 부분에서 만들어진 운동 혹은 인상’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수용된 감각이 뇌의 의식적 활동으로 전환되면 ‘지각’이 된다. 부단한 지각 활동을 우리는 ‘관념’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관념의 출발은 감각이다. 반면 맹자는 감각이 사람의 본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 여겼다. 눈, 귀, 입 등과 같은 감각기관은 생각하는 기능이 없어 항상 더 높은 강도의 자극을 추구한다. 따라서 사람이 감각에 매몰되면 동물과 다름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감각이 지각을, 지각이 감각을 유발하는 상호 동시성의 행위이자 관념이다. 가끔 감각적인 것을 차단하고 나면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랑이 감각으로만 치달아선 안 되는 이유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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