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장애 딛고 졸업한 제자 만나고파
50년 전 장애 딛고 졸업한 제자 만나고파
  • 정원경
  • 승인 2014.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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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여고 재직 당시 제자 찾는 정상태씨
40년 간 교직에 몸 담았다는 정상태(86·초전동) 씨가 스승의 날인 15일, 자신의 제자를 찾아 달라며 본보에 도움을 요청했다.

‘스승의 날’ 하면 제자가 은사에 대한 은혜를 기리는 날이지만 정 씨는 맘 한켠에 고이 간직한 제자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가 애타게 찾고 있는 제자는 50년 만인 지난 2009년 만났지만 이후 연락이 끊긴 심문자(57·진주여고 30회 졸업) 씨.

그가 심씨를 처음 만난 것은 1956년. 정 씨가 진주여고에서 생물교사로 재직할 때였다. 당시 심씨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진주여고를 찾았지만 척추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학교측에서 거부했다. 이에 정 씨가 교장을 설득하고 나섰다. 또 심 씨의 등록금도 대신 내주며 그의 담임까지 자청했다고.

정씨는 “당시 척추장애를 가진 심씨가 주위로부터 ‘꼽추’라고 놀림을 많이 받아 안타까웠다”며 “하지만 심씨가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고 회상했다.

심씨가 학교를 졸업하고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지난 2009년 진주여고 30기 동창회 전국합동 칠순잔치에서다. 정씨는 제자들의 초청을 받고 간 자리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심 씨를 만났다.

정씨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금방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이날 심씨가 나를 찾아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고등학교도 가지 못하고 약사라는 직업도 가지지 못했을텐데,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씨에게서 받은 돈봉투 이야기를 꺼냈다. 칠순잔치를 마치고 헤어질 무렵 심씨가 차비에 쓰라며 흰 봉투를 건넸다. 정씨는 다음 날 봉투속에 수표가 든 500만원을 확인하고 잘못 건넨 것이라 생각해 심씨에게 연락했다. 이에 심씨는 “오랫동안 선생님께 드리려 모아온 돈”이라며 “5년 전에 남편과 함께 선생님을 찾아뵈려 했는데 갑작스레 남편의 장례를 치르게 돼 찾아뵙지 못했다”고 전했단다.

정씨는 심씨에게 받은 돈을 장재초등학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후 심씨와 전화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1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심 씨에게 보낸 편지가 반송돼 오기 시작했다. 전화도 되지 않아 동기생들에게 수소문했지만 소식을 알 길이 없어 이날 신문사에 도움을 청하게 됐다.

정씨는 “스승의 날이면 제자들 생각이 많이 난다. 더구나 갑자기 연락이 끊긴 심씨가 걱정된다”며 “혹시 심씨의 소식을 아는 지인이나 가족이 있다면 찾는다는 소식을 꼭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문자 씨를 아시는 분은 전화 (055)751-1044 또는 이메일 jwk911@gnnews.co.kr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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