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5.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디 숍’ 창립자 애니타 로딕
1976년 서른 세 살의 주부 애니타 로딕(Anita Roddick, 1942년 10월 23일~2007년 9월 10일)은 남편이 미국 대륙을 탐험하고 있는 동안에 가족의 생계를 잇기 위해 서섹스(Sussex) 주의 브라이튼(Brighton)에 ‘더 바디 숍(The Body Shop)’이라는 가게를 열었다. 열 달 후 그녀의 남편이 돌아왔을 때에는 이미 두 번째 매장을 연 뒤였다. 애니타 로딕은 기업의 모토를 ‘사회적·환경적 변화에 공헌한다’로 삼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마음을 이용해 과장 광고를 하는 화장품이 아닌, 건강과 자연을 위해 천연 재료로 만든 정직한 화장품들을 선보였다. 말하자면 애니타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화장품의 자연주의를 표방하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간결한 포장으로 생산하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화장품 산업은 과대포장에 쓰레기를 양산하며 특히 여성들에게 거짓과 사기를 일삼아 이뤄질 수 없는 꿈을 파는 악덕산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브라이튼에 오픈한 1호점에서 출발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기업가들이 애니타 로딕 여사의 비전에 동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판매망이 빠르게 확대되어 갔다. 그 이유는 바디 숍이 이전에 사용되지 않았던 알로에 베라, 호호바 오일, 코코아 버터 등 천연 원료로 만든 화장품을 생산하여 시장에 선보였고, 화이트 머스크, 티트리, 스파 위즈덤, 비타민 E 등과 같은 베스트셀러들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소비자들로부터 폭 넓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또한 보디 숍은 동물 실험 반대, 커뮤니티 페어 트레이드 지원, 자아 존중 고취, 인권 보호, 지구 환경 보호라는 5가지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왔고, 이러한 노력은 한 세대에 걸쳐 소비자들의 폭넓은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 냈다. 제3세계 원주민과 직접 ‘정의구현 무역’(fair trade)을 실천하는 애니타의 방식은 1980년대 내내 유럽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바디 숍 식 환경경영의 희망이었다. 바디 숍은 예컨대 천연두발 및 피부 관리 제품을 개발도상국에서 구매하여 전 세계 고객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지역사회 간 교역 즉, ‘커뮤니티 트레이드(community trade)’를 활성화 하였다. 애니타 로딕은 바디 숍의 그러한 고유의 기업 이념인 가치 실현을 통하여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해온 사회 운동가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영국에서 기사(Knight)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Dame), 즉 여성의 기사 작위를 받게 되어 데임 애니타 로딕 여사로 불리게 되었다.

더 바디 숍은 1999년 영국 소비자 연합 (Consumers Association)으로부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2위로 선정되었으며, 1997년 인터브랜드 서베이(Interbrand Survey)의 평가에 의해 전 세계 28위, 전 세계 소매 브랜드 중 2위에 랭크되었다. 1998년 파이낸셜 타임즈가 전 세계 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세계에서 27번째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바디 숍은 전 세계 66개국 27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 이념인 5가지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하고 있다. 바디 숍은 고객을 계몽하고 자원을 절약하며 바디 숍이 지향하는 고유의 가치를 거스르는 조직이나 국가를 상대로 항의시위를 조직하는 등 회사 차원의 다양한 활동으로 인권 및 환경보호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후 ‘바디 숍’은 1980년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 반대운동을 펼쳐 바디 숍 매장에서 400만 명의 서명을 얻어낸 바 있고, 1985년과 1986년에는 그린피스와 영국 북해 독성 폐기물 처리 중단 캠페인과 향유고래 포획 반대 캠페인을 각각 전개하기도 하였다. 아마존 산림보호, 공정무역 등 다양한 캠페인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앞장서 왔었다. 그리고 1990년에는 ‘바디 숍 재단’을 설립하여 180개의 단체에 350만 파운드 이상을 기부하였다. 1991년에는 인권 수호를 위한 국제단체인 UNPO를 설립했는가 하면 2000년에는 ‘바디 숍 인권 상(The Body Shop Human Rights Award)’을 제정하여 전 세계적으로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를 선별하여 매 2년 마다 30만 달러를 지원해오고 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intro_img
애니타 로딕
애니타 로딕
애니타 로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