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호(大韓民國號)에 고(告)함
대한민국호(大韓民國號)에 고(告)함
  • 경남일보
  • 승인 2014.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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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칼럼리스트)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참담·비통을 금할 길 없어 참적(慘迹)의 자책감을 느낍니다. 며칠 전 등산 시 6~7세 정도의 아이에게 엄마가 “선생님이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가만있으면 안 돼, 가만히 있었던 학생들은 다 죽고 뛰어나왔던 사람들만 살았단 말이야.” 엄마가 가르친 이 말이 ‘대한민국의 윤리·도덕·양심의 침몰’로 이어지는 것 같아 억장이 무너집니다.

대한민국호는 1948년 7월 17일 새 공화국 헌법을 제정하여 1948년 8월 15일 출범했으니 꼭 66년이 되었고, 출범 당시 외형·기관실·조타실·선장실 등은 보잘 것 없었으며 승객들은 지쳐 있었습니다. 영국의 런던타임스는 1951년 10월 1일 “한국의 폐허 가운데서 건전한 민주주의가 발전하기를 기대하느니,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걸 기대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호는 침몰위기(6·25전쟁)를 죽음으로써 극복했고, 일치단결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며, 19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치루었고, 세계 8위의 무역 강국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서해훼리호 침몰(1993년),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건(2003년) 등이 있었지만 이렇게 분노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를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먼저, 대통령님께서는 5월 19일 ‘국민안전의 날’ 지정과 ‘관피아’ 척결 등 대국민담화에서 밝히신 약속을 명운을 걸고 실천하십시오. 세월호 참사는 기본과 근본이 무너진 썩을 대로 썩은 대한민국호의 자화상입니다. 나라를 똑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모든 역경을 딛고 견뎌야하며, 필요시 개헌을 해서라도 대한민국호의 개조를 완수하여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님이 되십시오.

다음, 공무원들은 천지가 개벽 할 정도로 변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부르다 못해 이번에는 ‘해피아·관피아·금피아….’를 추가시켰는데 이게 무엇을 뜻합니까? 건국 이래 66여 년 간 쌓인 관료제의 적폐와 부패가 똬리를 튼 탓입니다. 공무원이 안 변하면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이 왜 이렇게 참담해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환골탈태 하십시오.

정치인들은 그 동안 정치행태에 대해 스스로를 반성하십시오. 세월호 가족들의 “진도 체육관이든 팽목항이든 정치인이나 유관단체들은 위로한답시고 오지 말라”는 절규를 새겨들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은 여야와 정파를 떠나 세월호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이 땅에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대한민국호의 근본적인 내부개조를 위한 입법조치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기업가 또한 공정경쟁을 왜곡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지나 않았는지 자신들을 돌아보고 정경유착이라는 낡고 잘못된 관행과 결별해야 합니다. 각종 탈세와 부패, 은퇴관료의 낙하산…. 세월호만의 문제가 아니기를 바라며 이제 기업가도 대한민국호의 공동운명체로 국가개조에 동참하여 존경받고 박수 받아 국가개조를 위한 밑거름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호에 승선한 공동운명체 입니다.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나 국가개조에 적극 동참합시다. 대통령님이 담화에서 밝히신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적극지원하면서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합시다. 참회와 반성·탐욕과 비리, 생명경시 풍조가 제거되고 국민 모두가 인간적인 삶을 누릴 때까지 앞장서서 대한민국호 개조에 도전과 열정을 다 쏟읍시다.

대한민국호는 선령 66년이 되기 전에 대개조가 필요했음에도 스스로 노후화된 대한민국호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꽃다운 어린학생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나라전반을 점검하여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서 자랑스럽게 살아 갈 수 있는 천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튼튼한 대한민국호를 다시 만듭시다. 우리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국민입니다. 희망과 용기를 갖고 힘차게 일어섭시다.
강태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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