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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열전<7>김양수 선명여고감독"인성도 함께 키우는 지도자 되고싶다"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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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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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선생님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 선배의 절제된 충고 하나, 부모님의 따뜻한 당부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다.’

김양수 선명여고감독(이하 김 감독)은 이런 말을 믿지 않지만 요즘 이 말이 전혀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는 배구선수로 활약하던 경기대학 3학년 시절, 어느 대회에 선수로 출전했다가 팀 전체를 지도하는 감독을 대행한 적이 있다.

갑자기 감독이 공석이 되면서 졸지에 벤치에 앉아 작전을 지휘하고 선수를 기용하는 등 감독직을 수행한 것이다.

왜 그는 쟁쟁한 4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이런 일을 했을까. 아니,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김 감독은 그 이유를 고교시절 고교 시절 신갑용 교장선생님과 박세준 감독님의 ‘말 한마디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때 선생님과 감독님이 ‘칭찬과 교훈’의 말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 중 “배구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선수였지만 감독직을 수행할수 있었던 것은 고교시절, 뇌리에 새겨지는 선생님의 교훈이 있었고, 이에 따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국내 최고의 여자배구 지도자

그는 지금 지도자로서 최고의 자리에 서 있다. 선명여고 배구부감독직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으며 또한 청소년국가대표감독에 선임돼 있다.

선명여고가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밥 먹듯이 하고, 국내 최고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대한배구협회가 청소년국가대표감독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1일부터 27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여자배구대회에 선수들을 이끌고 출전하게 된다.

선수선발은 내달 14일로 예정돼 있으나 선명여고 선수인 이다영 이재영 하혜진 최소연 변지수 지민경 등 6명이 엔트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대회에서 3위까지 입상하면 세계청소년배구선수권에 출전하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최소 3위에 입상해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감독의 목표는 뚜렷했다. 배경으로 선명여고 선수들의 기량이 최고 위치에 있고, 특히 이다영의 기량이 월등하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한 가지 걱정은 청소년대표선수 선발에 앞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이 먼저 있게 되는데 이때 이다영을 차출해버리면 청소년대표로 데려올 수 없어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김감독은 “만일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좋기 때문에 잘 이끌어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구 역정(歷程)

김 감독은 1977년 하동에서 진주 배영초등학교에 전학하면서 배구를 시작했다. 경상대학교 배구선수이자 코치로 있던 황성규 코치가 배영초등학교 감독으로 부임해 배구부를 창단했고 이때 배구와 인연을 맺었다. 이어 동명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황현주 김인석 강용래, 김 감독이 주축이었다.

1984년 진주동명고등학교 재학시절, 숱한 우승과 함께 전국체전까지 우승하는 영예를 얻게 된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 경기대학교 체육학과에 입학,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대학시절 서울의 어느 체육관에서 배구경기를 할 때 벌어진 웃지 못할 일화를 소개했다.

“3학년 때 일 겁니다. 저는 173cm로 키가 작아 주로 주전이 아닌 교체멤버로 투입됐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최고의 선수이자 키가 2m가 넘는 이종경과 항상 교체해 들어갔습니다.”

“이때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최장신과 최단신 선수가 교체해 들어가는 장면이 우스웠던 거죠”

“거기다가 투입될 때 경기장을 한 바퀴 돌게 되는데 작은 선수가 뛰어 다니니 얼마나 재미 있었겠습니까. 웃음소리를 고스란히 다 들었지요”

김 감독은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후 경기대학교 감독이 징계를 받아 감독직 수행이 어려워지자 이를 대신해 선수로서 감독석에 앉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본격적인 지도자 길로 들어서다.

1989년 대학 졸업과 군복무 후 1992년 한일합섬여자배구단 코치직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된다.

1997년 6년간의 한일합섬 여자배구단 코치직을 뒤로하고 이듬해인 1998년 진주경해여중 교사 발령과 함께 배구감독에 취임했다. 배구부를 맡고 있던 황성규 감독이 교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바통을 이은 것이다.

2008년 선명여고로 발령을 받았고 선명여고는 이때부터 해마다 전국대회 3관왕과 우승을 밥 먹듯이 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이어간다.

“2010년 진주에서 개최된 전국체전에서 우승할 때가 감동이었습니다”

그는 전국체전 우승을 떠올리며 “초전동 실내체육관이 관중으로 빈틈없이 들어찼습니다. 결승전에서 국가대표인 김희진이 뛰는 서울중앙여고를 3-0으로 격파했고, 준결승에서 목포여상을 3-0으로 아웃시키는 등 예선전에서도 단 한 세트도 뺏기지 않고 퍼펙트게임을 벌였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경해여중(감독 강석진)이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해 1983년 우승 후 3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좋은 성적과 우승비결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체격이 좋고 운동신경이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훈련과 연습을 꾸준히 합니다”라고 전했다.

▲지도자의 길이란.

“무능한 지도자는 적보다 무섭습니다”라는 김 감독은 “항상 이런 말을 되새기면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김 감독 자신이 나태해지거나 자신감이 떨어질 때 선수들을 다독이고 스스로 채근하는 교훈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한 진리이지만 우리가 능력이 없으면 상대팀의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로 들렸다.

김 감독 역시 선배님들이 자신에게 말했듯이 선수들에게 ‘공부를 소홀하게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운동선수들이 선수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방법으로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선명여고는 배구선수들에게 월요일과 화요일 방과 후 2시간씩 영어공부를 시키고 있다. 최소한 영어를 할 줄 알면 사회에 진출해도 무엇이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선수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자원한 선생님이 있어 일본어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감독은 이 외에도 평소 선수들에게 “예의를 지켜라. 상대방을 존중하라. 겸손하라”라며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다음에 선수들이 지도자의 길로 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도록 하는 차원이다.

예로 하혜민은 배구선수로서 활약하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진학한 케이스다. 올해 3학년 선수들은 6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4명이 프로배구단 입단이 결정된 상태다.

김 감독은 “운동선수들이 선수로 성공하지 못해도 인성교육이나 학교공부도 병행해 사회인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도자의 길’을 강조했다.

▲선·후배 사랑 이어가.

요즘도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신 존경하는 선생님을 모시고 식사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선배님과 선생님을 초청해 조촐하게 식사를 하며 지난 시절을 되새기고 앞으로 지역의 배구 발전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특유의 밝게 웃는 모습과 자상한 말이 인상 깊게 다가오는 김 감독은 천상 지도자의 모습이었다.

최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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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선명여고가 우승한 뒤 선수들이
배구부 지원에 열과 성을 다한 강경종학교재단 이사장을 헹가레치고 있다.

gn20140522배구열전 김양수 조준언 (27)
2000년 춘계 전국남여 중고등학교 배구연맹전에서 우승한 뒤 환영식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3번째가 김감독. 그 오른쪽이 황성규 전 교장.
gn20140522배구열전 김양수 조준언 (30)
91회전국체전에서 우승한 뒤 체육관계자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gn20140522배구열전 김양수 조준언 (33)
2010년과 2011년 선명여고가 전국체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2011년 9월 CBS배에서 우승한 모습. 뒷줄 왼쪽에서 2번째가 김감독.
gn20140522배구열전 김양수 조준언 (34)
gn20140522배구열전 김양수 조준언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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