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개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개천
  • 경남일보
  • 승인 201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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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개천

 


용트림이 있겠다

 

초가에도 용마루가 있다는 거
초막에도 아버지는 용꿈을 꾼다는 거

-손수남<개천>




용마루를 지어 올리는 저 손길 하나하나는 꿈을 엮는 일일 게다. 용이 되는 꿈이어도 좋고, 용으로 날아오르는 꿈이어도 좋다. 이도저도 아니면 저 나직한 초가지붕 위, 용 한 마리 날아와 용마루 따라 길게 배 깔고 누웠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를 일. 야트막한 담장보다 더 낮은 삶을 살아온 평생이 용마루 한 채 지어 올리며 엮는 꿈이다. 그게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아버지들이지 않은가. 그리하여 우리들은 모두 누군가의 용으로 살아야 하는 의무를 지닌 셈이다. 우리들 하루하루가 헛되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개천에서 용 난다?’ 아니다. 배운 것 없이, 가진 것 없이 둥글고 낮게 뭉그러졌을지언정 우리 아비들의 품이 개천이 아니라 ‘미르벌’이어야 함을 옹골차게 믿고 살아야 할 일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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