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높이는 최고의 음향 기대하세요”
“품격 높이는 최고의 음향 기대하세요”
  • 임명진
  • 승인 201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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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문화예술회관 무대음향 담당 김선곤씨
소규모 공연도 이제 전문화의 시대. 무대 설치부터 조명, 음향, 연출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친 작품은 품격높은 지역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힘이다.

다목적 공연장인 경남도문화예술회관은 각종 지역행사나 음악회, 뮤지컬, 연극 무대가 수시로 열리는 곳.

“제 손을 거쳐간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고 오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도문화예술회관에서 무대음향을 맡고 있는 김선곤(56)씨. 공연과 관련된 소리를 관객들에게 잘 들리게 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지금껏 그의 손을 거쳐간 공연만 수천 여 작품.

“보통 연간 200여 편의 작품을 치뤄 냅니다. 가장 많이 했던 해에는 270여 편에 달하는 공연의 무대음향을 맡은적도 있지요. 그러다보니 매일같이 음향장비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도 일이지요”

김씨는 가장 까다로운 작품으로 연극이나 뮤지컬을 꼽았다.

이런 작품들은 공연 시간도 길 뿐더러 한 회당 50여 개가 넘는 효과음이 들어가야 한다.

“아쉽게도 장비가 가수 콘서트나 전문 수준의 공연을 치뤄내기는 힘들어요. 음향이 중시되는 작품은 어쩔수 없이 렌탈 장비가 들어오게 돼요. 음향이 공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도문화예술회관은 다목적 공연장이다. 그렇다보니 내부 음향의 반응소리도 한 박자씩 늦는다. 소리가 건물 내부의 벽에 부딪혀 반응하는 소리가 1.5초 정도 걸려야 하지만, 문화예술회관은 1.8초가 소요된다.

이 때문에 김씨는 작품이 끝나는 순간까지 공연의 시나리오를 손에 들고서 매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큰 음향효과가 요구되지 않는 그저 마이크만 사용하는 행사에도 김씨는 철저한 사전 리허설을 거친다.

“보통은 ‘삑사리’ 라고 하죠(웃음). 전문용어론 하울링 이라고 하는데, 사전에 마이크 잡는 분에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피커 위치에 따른 마이크 사용 요령을 꼭 교육합니다”

김씨가 음향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제대 이후 부산의 태광산업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마침 그해 8월 1일 개관한 경남도문화예술회관 기능직에 특채로 합격했다.

“어릴 적 부터 고장난 선풍기나 라디오를 고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우연히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는데 월급은 작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어 기뻤던 순간이 기억이 나네요”

김씨는 수천 편의 공연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실수를 한 적이 없다. 비록 장비는 노후화됐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음향을 뽑아낸다.

그런 노력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주는 무대예술전문인 자격 1급을 획득했다.

김씨는 “제게 주어진 역할은 깨끗한 음향을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실수없이 공연을 잘 끝내는 것이에요. 욕심이 있다면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깨끗한 소리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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