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직선제와 문제점들
교육감 직선제와 문제점들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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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기오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교육학과 교수)
1991년까지는 대통령이 교육감을 임명하였고, 1991년부터 2006년까지는 교육위원회 또는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현행과 같은 주민 직선제로 전환된 것은 2007년부터다. 전환 당시에는 재·보궐선거가 진행되었고, 교육감 선거에 전국 동시선거의 형태로 직선제가 적용된 것은 2010년이 처음이고 이번 6·4 선거가 두 번째 선거였다.

교육감 직선제는 그동안 시행돼 오면서 많은 폐해가 속출됨으로써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다. 가장 큰 이유는 고비용-저효율 -깜깜이 선거이면서 돈 선거-조직 선거 등의 병폐들 때문이었다. 선관위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6월 2일 교육감 선거결과, 평균 선거비용은 1인당 11억5600만원으로 국고보조금을 상쇄하고도 1인당 4억6000만원을 개인 돈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거비용 때문에 유능한 교육자는 교육감에 출마도 하지 못하게 되고, 용기를 가지고 출마했다 하더라도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득표라도 하게 되면 알거지가 되어 가정까지 파탄나기 때문에 돈을 조달할 수 있는 사람들만 교육감 자리를 돈으로 사는 격이 되었고, 30억~40억원을 써야 하는 선거비용 때문에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 되어 많은 교육감들이 재임기간 중이나 임기를 마친 후에도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이미 경험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서 직선제를 하지 않고 있다. 교육 선진국들의 이러한 추세는 ‘교육수장은 정치인도 아니고 시민운동가도 아닌 교육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판결(2000년 3월)에 의하면 지방교육 자치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그리고 교육자주라는 세 가지 헌법적 가치를 골고루 만족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러한 판결은 비(非)정치기관의 수장인 교육감을 민주주의적 요구에만 초점을 맞춰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등의 선출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도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방식이고, 지방자치의 요구에만 초점을 맞춰 지자체의 장이나 지방의회가 교육감의 선발을 좌우하는 것도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방식이며, 교육자주의 요구에만 초점을 맞춰 교육·문화분야의 관계자들만 참여해 교육감을 결정하는 방식도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방식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교육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37개주에서 주교육위원회나 주지사가 교육감을 임명하고 나머지 13개주에서는 주민이 직접 뽑는다. 일본은 1948년부터 1956년까지 주민 직선제가 운영됐으나 그 이후에는 교육위원회가 교육감을 임명해 오고 있다. 영국은 교육위원회가 중앙정부의 교육과학성 장관과 협의를 거쳐 교육감을 임명한다.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 모두 교육감에 한해서는 임명제나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 임명제를 채택하면 교육자치가 일반 행정과 정치권력에 예속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난 5월11일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산하 교육자치소위원회가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안을 확정하여 본 위원회에 넘겼다. 그동안 교육감 선출방식을 현행 직선제에서 임명제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그러나 여야 쟁점 법안의 경우 의원들의 60%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당 단독으로는 법을 바꿀 수는 없다.

한국교총도 헌법 31조 4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교육감 직선제로 인해 학교 현장과 모든 구성원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면서 “직선제로 당선된 교육감은 선거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필연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보은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직선제 폐지 헌법소원을 제출하였다고 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2013년) 결과도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50%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32%)보다 훨씬 많았다. 이렇게 본래의 취지가 공감 받지 못하는 선거라면 아예 폐지하고 수정·보완된 형태의 새로운 임명제가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
정찬기오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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