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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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종심(從心)이라 했던가
묶어 걸고 매단, 꼬인 채 늘어진 실타래 한 올까지
바람벽에 말씀으로 남으셨다
‘살다보면 다 요긴하지’ -박윤우 <왈(曰)>
공자께서 이르시길 ‘일흔이 되면 수양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 생각한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는 경지에 이른다’고 했다. ‘수양(修養)’은 지식인들의 몸가짐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크게 배운 바 없어도 스스로 몸소 행하는 바가 반듯하면, 그 수양은 초동급부의 것이라도 사대부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실타래 한 올’만으로도 사물들의 제자리를 보아 앉힐 줄 아는 이 농부의 헤아림 앞에서 예순(이순·耳順)을 훌쩍 넘기고도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이름 하나를 떠올려 본다. 그를 가리켜 ‘동네 반장도 못할 사람’이라 ‘갈(喝)’하신 여든 여덟의 할머니 목소리가 카랑하게 눈을 틔우는 아침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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