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01)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01)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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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경남의 문학제들, 천상병문학제(4)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01)
<62>경남의 문학제들, 천상병문학제(4) 
 
제1회 천상병문학제에서 천상병문학상을 받은 사람은 문정희 시인이었다. 문시인은 남평문씨로 생애 처음 문익점기념관에 들러 선조에게 예를 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나라 의생활사에 혁명적 전기를 마련해준 문익점 선생의 기념관이 산청 단성에 있고, 제가 상을 받게 되는 것도 그분의 음덕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목화’라는 소재가 제 시상의 첫머리에서 맴돌게 될 것 같아요. 또 시천면에는 조선조 실천유학의 태두 남명 조식 선생의 세거지와 덕천서원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이 지역의 행운이지요.”

수상자 문정희(文貞姬 1947~ )는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광주여중, 진명여고, 동국대 국문과를 나왔고 서울여대 대학원에서 ‘서정주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현대문학상을 받았고 시집으로는 ‘문정희시집’, ‘새떼’, ‘찔레’ 등이 있고 다수의 수필집이 있다. 그는 진명여자고등학교 재학시절 전국단위 백일장에서 장원 내지 입상을 30여회나 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국대학교 문예콩쿨에 와 작품을 써내고 바로 경희대 백일장에 가서 작품을 써냈는데 이날 두 군데 동시에 장원을 했다. 고등학교때 시집을 내었고 그 무렵부터 서정주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백일장 선수의 선두그룹에 속한다. 안도현이나 정일근 등이 백일장의 ‘꾼들’이지만 아마도 기록면에서는 문정희의 돌파력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정희는 동국대학교 문예콩쿨에서의 장원과 서정주와의 인연 등으로 동국대 국문과 특대생으로 입학했다. ‘혼불’로 유명해진 전주 기전여고 출신 최명희는 문정희보다 한 해 앞서서 동국대 문예콩쿨에 당선된 바 있다. 그는 서울여대에서 학위를 받고 난 이후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내지 석좌교수로 있다가 한 임기를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 교수로 있었다. 동국대 석좌교수로는 신경림, 조정래,문정희 등이었다.

제2회 천상병시문학상 수상자는 박명용 시인이었다. 심사는 이재인, 이지엽, 최문자, 김용재 등이 맡았는데 수상 대상작은 시집 ‘낯선 만년필로 글을 쓰다가’였다. 제3회 수상자는 대구의 이태수 시인에게로 돌아갔다. 수상작은 시집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이었는데 심사위원은 “이 시인은 한없는 낮추기와 작아지기를 통하여 불순하고 뒤틀린 세계를 뛰어넘으려는 초월에의 꿈을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3회대회는 역시 산청 시천면 중산리 ‘귀천’시비 주변무대에서 2003년 5월 4~5일 사이에 열렸다. 중고등학생 백일장에 이어 세미나에서는 이승하교수(중앙대)가 ‘천상병의 시에 나타난 유머감각과 희망의 철학’을 발표했고, 이어 송희복 교수(진주교대)가 ‘탈속의 방외인, 노래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토론자들의 토론이 뜨거웠고, 참관한 미망인 목순옥의 참고 발언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4회대회는 2006년 6월 3~4일에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강외석 평론가가 ‘천상병론’을, 목순옥이 ‘천시인의 삶’을 각각 발표했다 . 4회 천상병문학상은 홍신선 시인이 받았다. 홍시인은 1965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서벽당집’, ‘겨울섬’, ‘다시 고향에서’ 등을 내었고 이론서로는 ‘한국의 논리’ 등 수권이 있다. 수상자는 소감에서 “저는 문득 저 불운했던 19세기 일군의 예술가들을 떠올렸습니다. 우리 현대문학사 속의 천상병 역시 당신의 예술을 위하여 모든 세속의 일,세속의 가치들을 통째로 버리고 살았던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시보다 세속적인 삶을 더 충실하게 가꾸고 살아온 사람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따라서 저같은 사람이 이 상을 받아도 되는가 싶은 회의가 오고 또 부끄러움이 왔습니다.”고 했다.

한국시사랑문인협회(권재효 회장)가 주최하는 제5회 천상병문학제에서는 시인 이해인 수녀(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소속)를 수상자로 결정해서 이목을 끌었다. 심사위원회(위원장 강희근)는 “이 시인의 시편들은 한국시에서 볼 수 없었던 영혼의 시학을 보여주며 세상살이에 찌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안식의 창을 열어준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그동안 ‘민들레의 영토’, ‘내 영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의 시집을 냈으며 산문집으로 ‘두레박’, ‘꽃삽’,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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