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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회비 반환주체는 누구인가?오창석 (창원대 법학과 교수)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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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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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은 국공립대학의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국가와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건의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에서 기성회비는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이득으로서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하고 있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는 지난달 27일, 서울대 졸업생들이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에서 사실상 ‘전액반환’에 해당하는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원래 기성회비는 정부와 학교재정이 열악했던 시기인 1963년에 ‘대학, 중·고교 기성회준칙’이라는 과거 문교부 훈령에 따라 학교의 시설·설비비와 기타 학교운영경비 등에 충당할 목적으로 징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립대의 재정에 대한 책임을 대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국립대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일반회계, 학부모가 부담하는 기성회계 및 외부연구용역비나 발전기금 등의 기타수입으로 구성되며, 그 비중은 각 대학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각각 1/3 정도가 된다. 실제로 국립대의 총 세입 중 기성회비를 포함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안팎이었으며, 기성회비 수입은 총 세입 중 35% 정도이다. 다만 전국 국공립대의 등록금 중에서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80%정도가 되는데, 도내 국립대의 경우에는 지난 2013학년도 등록금을 기준으로 경남과기대는 97%, 경상대는 81%, 창원대는 79%, 진주교대는 74%가 기성회비이다.

이처럼 등록금 중에서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이유는, 그동안 국가재정이 확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기성회비에 해당하는 예산을 부담하지 않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사립대의 경우 수업료의 증액을 허용하는 대신, 국립대의 경우에는 기성회비의 인상을 허용한 결과이다. 또한 국립대의 운영인력은 일반회계에서 지원되는 국가공무원이어야 함에도 재정부족으로 기성회계로 교직원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국립대의 수업료는 일반회계에 예입되어 사립대와는 달리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사립대에서는 기성회비를 학교시설이나 설비비 및 운영경비에 쓰지 않고 수천억원대의 적립금을 쌓아두는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1999년부터 기성회비를 폐지하고 이를 수업료에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천억원대의 적립금을 쌓아두는 사립대가 상당수 존재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일반회계의 증액지원을 하지 않은 채 지난해 9월 비국고회계관리규정을 개정하여 국립대의 교직원 수당지급을 금지하고, 정액수당으로 지급되던 교수들의 연구수당을 성과급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결국 국립대의 설립주체가 국가이기 때문에 국립대의 모든 재정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론은 차치하고라도 국가가 국립대의 재정에 무관심했다는 것과 국립대의 기성회비 징수에 대해 묵인한 책임을 부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새누리당은 민병주 의원이 발의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을 제시하면서 그동안 국립대의 기성회비가 사실상 등록금의 역할을 해 왔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을 고려할 때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은혜 의원의 ‘기성회계 처리 특례 법안’을 제시하면서, 그동안 정부가 부담해야 할 부분을 학생들에게 떠넘겨 온 것이기 때문에 국립대 학생들은 수업료만을 납부하고, 기성회비에 해당하는 부분은 정부가 부담하되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느 법안이 채택되든, 국립대의 기성회비가 부당이득이기 때문에 반환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어 기성회비가 폐지되면, 전체 국립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기성회비 반환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법원은 기성회비 징수관리는 기성회의 자율사항이므로 국가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국가를 피고에서 제외했다. 법원은 아직 기성회비의 반환주체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대학이 기존의 기성회비를 반환해야 한다면 재정적으로 파산에 이르게 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중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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