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막걸리
우리 술 막걸리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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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우리 술 막걸리는 사전적 의미로는 곡류(찹쌀, 멥쌀, 보리, 밀)를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한국 고유의 술이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역사와 애환이 담긴 문화 상품적 가치가 큰 우리 민족의 자산이다. ‘막’은 거칠게 혹은 금방, ‘걸이’는 걸러진 술의 의미로 한문으로는 탁주(濁酒), 농주(農酒), 재주(滓酒), 회주(灰酒)라고도 한다.

삼국시대 이전에 탄생한 막걸리는 조선시대 가양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집집마다 독특하고 다채로운 술이 존재해 왔는데, 술의 주재료인 곡식과 환경이 지역마다 다르고 물과 덧술을 넣어 다시 발효시키는 방법과 만드는 기간이 달라 그 맛이 제각각인 가양주가 340가지나 되었다고 하니 최고의 전성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 맥이 끊어지고 해방 이후에는 노동주로 인기를 누렸으나 산업화시대 맥주와 소주에 밀려 쇠퇴기를 걷다가 최근에 한류문화와 막걸리가 암, 심장질환, 고혈압, 다이어트 및 피부재생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웰빙 트렌드로 막걸리 붐이 일어나 국민주로 다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민족은 따뜻한 봄에는 꽃놀이를 나가 꽃과 함께 꽃술을 즐겼으며 여름철 유두와 칠석에는 더위를 식히는 술과 가을에는 햅쌀에다가 국화를 넣어 만든 국화주와 겨울철에는 대표적인 술로 자양강장제가 들어간 도소주(屠蘇酒)를 마셨다. 요즘은 보리타작, 논갈이, 모내기, 제초작업, 농약살포, 수확 등 전 과정을 기계에 의존한 농사를 짓고 있지만 불과 30~40년 전에만 해도 대부분 인력에 의한 고된 농작업을 했다. 지친 몸을 추스르고 농사일을 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막걸리 한 사발이었다. 그때는 대부분 마을에 있는 술도가(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사거나 밀주를 담아 마셨는데 국가에서는 쌀이 부족한 시절이라 술을 빚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 세무서에서 가끔 밀주단속을 나와 깊숙이 숨겨둔 누룩과 술 단지를 귀신처럼 찾아내어 세금을 내도록 했다.

경남도 농업기술원에서는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 제조에 대한 교육을 몇 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데 많은 농업인들이 신청해 초급·중급·고급과정을 만들어 전통주 제조의 과학적 원리와 실습을 통해 다양한 전통주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술을 빚고 농가소득 향상을 기하고 있다. 특히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막걸리 열차가 운영되었다고 하니 한식 세계화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때 없어진 지역 막걸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복원하는 한편 지역별 차별화된 술 재료, 물, 제조 및 발효방법, 술잔 등 술과 관련된 생활문화 도구들에 대한 연구가 체계화되고 안주, 술잔을 새롭게 디자인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당당한 경남시대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선도할 것이다.

강양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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