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에 부쳐
민선 6기에 부쳐
  • 정영효
  • 승인 2014.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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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7월 1일자로 민선자치 6기가 출범했다. 희망과 설렘으로 출발한 민선자치 6기에 대한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우려와 불안이 밀려오고 있다. 민선자치는 62년 전 1952년 처음으로 시작됐으나 1961년 5·16쿠데타로 중단됐다가 30년이 지난 1991년 다시 부활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1년 민선자치가 부활됐으나 지방의원만 주민이 직접 선출해 엄밀하게 말하면 반쪽짜리였다. 1995년 6월 제2회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도 직접 주민들이 선출함으로써 제대로 된 민선자치는 사실상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완전하게 부활된 민선자치는 내년이면 만 20년을 넘기게 돼 민선 6기는 민선자치 성년기를 맞는 셈이다.

민선 20년을 뒤돌아보자면 결코 만족스러운 성적표가 아니다. 민선 5기까지 수많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활동했으나 재직시나 퇴임 후에 주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비리를 저지르다 낙마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부지기수이고, 심지어 구속되기도 했다. 게다가 일부 몰지각한 측근들까지도 비리에 가세해 지방행정을 농단했다. 권력에 취해 독단, 횡포, 독선으로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 또한 상당수다. 이렇다 보니 비록 일부이지만 관선시대로 다시 돌아가자는 말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혹자는 이제 희망과 열정을 갖고 출범하는 민선 6기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민선 6기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실패한 이들의 실정을 경계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에 충언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이들이 권력을 악용할 경우 그 피해의 범위와 정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현이나 현자들은 지도자들이 언행 하나하나를 경계하고 또 삼갈 것을 설파했다.

맹자는 ‘대인 소인론’을 통해 지도자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큰몸에 따르면 큰 인물이 되고, 작은 몸에 따르면 작은 인물이 된다(從其大體爲大人 從其小體爲小人-맹자, 告子 15)’며 지도자가 스스로 오판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큰몸에 따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자기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전체를 외면하는 작은 몸에 따를 것이 아니라 지역, 나아가 전체의 큰 이익을 위해 애쓰는 대인이 될 것을 주문했다. J.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호랑이(권력) 등에 올라 탄 사람들이 결국 호랑이에게 먹히고 말았다”며 권력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정희성 시인도 “권력은 불과 같다”며 권력이 효용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불을 잘이용하면 암흑계를 밝히는 광명도 될 수 있지만, 이것을 잘못하여 악용하게 되면 화재를 일으켜 재물을 소실할 것은 물론 인축에도 피해를 입히고 자기 자신까지도 타 죽는다”며 권력이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음을 각인시키고 있다.

권력의 위험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스스로 파멸한 사례는 세계사에서 수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로마의 네로 황제가 그리했고, 독일제국의 히틀러·캄보디아 폴 포트·리비아 카다피 등등.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그러한 인물들이 적지 않다.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권력에 빠져 자멸의 길을 걸은 권력자의 말로는 비참했다.

권력자는 남을 두려워하고 자신도 두려워해야 한다. 민선 6기를 시작하는 선량들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내가 조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데 이 정도의 규칙이야 위반하더라도, 요 정도야 내 마음대로 하더라도 나는 꺼릴 것이 없다”는 오만과 자만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초심으로 스스로를 경계해 이번 민선 6기들 모두가 성공한, 존경받는 지도자로 영원히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A.링컨 대통령의 “시민들의 신임을 상실하면 두 번 다시 그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말을 항상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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