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주목한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주목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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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 우리는 귀한 손님을 맞는다. 오늘과 내일 이틀 간에 걸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5월 왕이 외교부장을 미리 보내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를 의논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중 두 외교 수장은 정상회담 의제를 ①한·중 양국의 공동발전 ②한반도 지역의 평화유지 ③아시아를 진흥시킬 동반자 ④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등으로 조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한 이후 9월에는 러시아 G20 정상회의, 10월에는 인도네시아 APEC 정상회의, 그리고 올 3월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핵안보 정상회의 등 네 번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나라는 외교관계를 정상화한지 22년이 됐다. 그동안 양국 관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우선 무역에서 지난해 한국(1831억 달러)은 일본(1623억 달러)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3 무역상대국이다.

양국 관계의 성격도 놀라울 정도로 격상되었다. 수교 당시(1992. 8. 24.) ‘우호협력관계’에서 ‘협력 동반자’, ‘전면적 협력 동반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이 거듭됐다. 무엇보다 두드러지게 팽창한 것은 인적 교류다. 지난해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 수는 440만 명 수준이었다. 한국은 중국내 외국인 관광객 1위의 최대 관광 소비국이다. 한국에 온 중국 유학생(2013. 4. 1.)은 5만5427명으로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점하고 있다. 양국을 운항하는 항공기는 매주 878회에 이른다.

돌이켜보면 1894년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이 전통적으로 우월 관계를 유지해 왔던 종주국의 지위를 잃은 이후 수교까지 100여 년 동안 두 나라 국교는 단절된 상태였다. 모택동 치하에서 문화혁명으로 중국은 큰 홍역을 치렀다. 나락의 골이 깊을수록 반사효과가 크다던가. 굴기를 시작한 중국은 지금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고 있다. 경제규모에서는 미국의 절반에 못 미치지만 무역규모는 지난해 중국(3조8700억 달러)이 미국(3조8200억 달러)을 앞질러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금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한 잰 발걸음을 내디뎠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지난달 17일 런던에서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중국의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기로 합의해 ‘철도 원조’인 영국에 중국의 고속철이 진출하게 되었다. 1800년대 중반 두 차례에 걸친 아편전쟁에서 받은 굴욕을 딛고 보란 듯이 당당하게 영국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런던에서 출발해 파리와 모스크바를 거쳐 북경으로 연결되는 고속철도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과거의 실크로드를 따라 이란과 터키를 거쳐 독일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도 계획 중이다. 자체개발한 시속 350㎞의 초고속철도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유럽의 역사 그대로 중국을 중심으로 뻗어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국의 살아 있는 실세가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과 마주 앉아 세 가지를 논의해야 한다. 북핵문제, 남북통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해결이 바로 그것들이다. 시 주석은 네 번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의중에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남북 양국이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FTA는 2단계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진전된 견해를 받아내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지도자다. 대통령 자신이 국가가 안고 있는 위기에 대해 올바른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다. 그 위기를 같이 의논할 우군이 찾아온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위기극복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박동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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