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껍데기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껍데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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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껍데기
누구도

내 영혼의 거처를 묻지 마라

나의 영혼은

밟혀도 울지 않는

바깥이다




정 푸 른 <껍데기>



예로부터 동양사상에서 영(靈)과 육(肉)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었다. 때문에 육을 떠난 영이나 영을 놓친 육은 지상에 온전히 존재할 수 없는 것이어서, 길게 곡을 하여 육을 영의 세계로 딸려 보냈다. 영과 육이 온전하게 어우러진 지상의 목숨들에는 온전하게 붙여지는 이름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어우러지지 못한 이름들은 ‘산산이 허공에 흩어진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 이름 붙이기에 아까운 목숨들이 자주 우리들 일상을 소란스럽게 한다. 그들에게 붙여진 이름들이 아깝다. ‘허수아비’에 붙여진 허허로운 이름보다 못한 것들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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