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전투 무명용사 추모비 세워주오”
“계동전투 무명용사 추모비 세워주오”
  • 여명식
  • 승인 201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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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재향군인회·지역민 등 郡에 요구
하동군재향군인회를 비롯한 뜻있는 주민들이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4년이 지났지만 하동 계동전투에서 북한군의 매복에 걸려 산화한 100여명의 이름 모를 국군들을 위한 추모비가 아직까지 세워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추모비를 건립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하동군사(河東郡史)와 하동군재향군인회에 따르면 하동군은 6·25가 발발한 뒤 한달 후인 1950년 7월 25일 화개전투에서 학도병 30여명이 전사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7월 27일 계동전투에서 제2대, 제4대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채병덕 장군과 함께 하동수호에 나섰던 국군 100여명, 그리고 미군 313명이 산화한 호국의 땅이다.

하동군 화개면 원탑마을 뒷산은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한달만인 7월 25일, 남하하던 북한군 6사단 병력을 학도병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당당히 맞서 30명의 학도병들이 전사한 곳이다. 이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펜 대신 총을 들고 분연히 일어선 전남 순천·여수지역 6년제 중학생들로서 당시 전남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5사단 15연대 학도병중대에 자원 입대해 화개전투에서 중과부적으로 30여명의 전사자를 내고 진주쪽으로 후퇴했다.

그후 1984년 7월 옛 전우들이 이곳에 ‘학도병 전적비’를 세우고 매년 화개전투가 벌어진 화개장터 일원에서 추모제를 지내며 전사한 학도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이어 같은 해 7월 27일 하동군 적량면 계동마을에서 북한군의 매복에 걸려 채병덕 장군과 국군 100여명, 그리고 미군 313명이 전사했다.

1950년 7월 25일 육군본부는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채병덕 장군을 해임해 영남편성관구사령관이라는 임시직책으로 하동군을 사수토록 했지만 하동군은 이미 이날 밤 북한군의 기습공격으로 국군 5사단 15연대가 와해돼 점령 당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채병덕 장군과 국군 100여명(육군전사에는 중대병력), 그리고 미군 19연대 3대대(대대장 뭇디 중령) 병력이 하동을 사수해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하동으로 들어왔다.

채병덕 장군을 비롯한 이들 병력은 7월 27일 오전 8시 45분께, 미군 3대대 11중대를 첨병부대로 대대본부, 제10중대, 중화기중대, 제9중대 순으로 하동으로 서서히 투입하며 행군을 함께했다. 이때 하동쪽 고개밑에서 약 1개 중대병력이 도로를 따라 행군대열로 채 장군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채 장군이 어느 부대 소속이냐고 묻자, 이들 북한군 편의대가 도로옆 도랑으로 뛰어들면서 사격을 가해 채 장군이 현장에서 전사했고 같은 시간 북한군은 박격포와 기관총으로 무차별 난사해 수많은 국군과 미군이 쓰러졌다.

그후 미군 25사단이 하동을 탈환할 때 미군의 유기시체 313구를 발견했는데, 그들 대부분이 무명천(두전천)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하지만 육군본부 전사에는 그때 당시 계동전투에서 전사한 국군들의 명단과 정확한 숫자도 없어 그들의 영혼이 지금도 구천을 떠돌고 있다.

이처럼 하동은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을 비롯해 백의종군한 채병덕 장군, 또 이름조차 모르는 국군 100여명, 미군 313명이 산화한 곳이지만 이들을 위한 마땅한 현충시설이 없었다.

이에 하동군재향군인회에서 채병덕 장군 추모비와 미군 313명의 이름을 새긴 추념비를 세워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계동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100여명은 아직까지 추모비 하나 없어, 그들의 영혼이 64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식을 얻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동군재향군인회 박연하 사무국장은 “64년 전 하동을 사수하기 위해 연고도 없는 곳에서 산화한 국군들의 영혼을 위로할 추모비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이번에 하동군이 적극 나서서 그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병덕 장군과 미군 313명의 추모비.
하동 게동전투에서 산화한 국군 100여명을 위한 추모비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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