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면 실패한다, 길게 지켜봐 달라"
"서둘면 실패한다, 길게 지켜봐 달라"
  • 이웅재
  • 승인 2014.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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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단체장에 듣는다] 송도근 사천시장
송도근 사천시장이 이끄는 민선 6기 사천시정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항공국가산업단지와 중형 민항기·차세대 전투기사업 등 향후 100년의 대한민국 경제판도를 재편할 수도 있는 메가톤급 국가 핵심사업이 송 시장 임기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은 어느 지자체나 마찬가지 입장이지만 송 시장은 중앙 고위직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질 없는 성과를 장담하고 있다.

지금 송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예산 조기집행 등 가용예산 대부분이 소진된 상황에서 새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히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내년도 새 예산 편성에 즈음해서 그의 구상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송 시장은 업무보고 등으로 현안사업에 대한 분석의 끈을 단단히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본격적으로 일할 때를 대비해 미리 사천시 공직 분위기 쇄신에 무게를 두고 시정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크다. 고향 사천의 발전에 헌신하기 위해 3수라는 어렵고 힘든 여정을 감내해온 그의 열정과 비전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천의 비전을 많이 준비한 것으로 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마디로 압축하면 조급함을 버리고 긴 호흡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시민을 현혹하는 보여주기식 행정, 즉 졸속의 폐해를 경계해야 한다. 치밀한 계획으로 시민이 행복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믿고 지켜봐 달라. 희망사천준비위원회의 현황 파악과 분석을 토대로 사천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

특히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은 서둘면 실패한다. 사업부지 매입과 사찰(대방사)과의 갈등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실익 없는 착공에 매달려서는 안된다. 모든 것을 면밀히 따지면서 검토하고 시작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천시 공무원에 대한 시각은.

▲사천시 공무원의 자질과 능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정목적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 사천시정은 시민이 먼저다. 시민이 행복해야 행정목적이 달성된다. 행정목적에 걸맞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방향과 지표를 잘 설정해 이끌어 가는 것이 리더십이다. 저는 사천시 공무원을 믿기 때문에 외부인력을 데려오지 않았다.(생명을 책임지는 운전기사만 대동했다며 웃음) ‘행정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시민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민 섬김 행정을 실천하는 맨 앞자리에서 솔선수범하겠다.

-첫 인사를 단행해야 할 시기다. 구상을 밝혀 달라.

▲조만간 단행하게 될 인사는 능력과 인물중심의 평가로 하겠다. 그러나 개개인을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한 배치가 이뤄지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보여지는 면보다는 보여지지 않는 면이 더 중요한데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의 평가를 계량화하지 않고 차츰 보강해 가겠다. 향후 업무보고를 받다 보면 옥석이 가려질 것이다.

-인구 20만 강소도시 사천을 강조했는데.

▲일자리 창출에 답이 있다.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가면 사천시 정주문화도 자연히 높아지게 된다. 중형 민항기사업과 차세대 전투기사업 등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중심으로 항공관련 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사천에 기업을 유치해도 실익은 진주시가 챙겨 간다는 말(진주시민의 사천 일터)도 하지만 너무 의식할 필요 없다. 사천시와 비교해서 진주시의 메리트가 지속적으로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초기 일정 지분 증가에 머물 뿐이라고 확신한다.

-교육환경 개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명품고 육성방안을 설명해 달라.

▲아직 확고한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삼천포지역과 사천지역에 권역별 1개 고교를 집중 지원하는 선에서 대상학교와 지원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100실(2인실 또는 4인실) 규모 기숙사 설립과 교사우대 정책, 도시 유명강사 정기 초빙제도 운영 등이 현재 검토 선이다. 공립과 사립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으며, 사립의 경우 재단 의지가 중요하다. 사학에서도 시 지원에 상응하는 대응투자를 해야 한다는 소리다.

-관광과 축제, 스포츠 마케팅 등 행사를 지원할 인프라로 대형 숙박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가 관건인데 현재 사천시의 입장에서 대형 공공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민간시설로 답을 모색해 보겠다. 대자본이 투자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사천시가 발전을 거듭, 미래 투자 가능성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투자의지를 자극할 수 있는 동기부여는.

▲사실 사천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확고한 시정 로드맵에 따른 실행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목전의 일에 급급해 졸속으로 처리하면 두고두고 화근이 된다. 사천시 동서동 실안관광지 개발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용인에버랜드(실외)와 롯데월드(실내)를 능가하지 않는 놀이시설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 개인의 생각이다.

청정해역 사천의 바다와 어우러진 실안 노을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산복도로 개설이 필요하다. 광포와 실안을 잇는 위치에 있는 영복원은 축사정비 등 미관개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한때 영복원 이주를 검토하고 추진한 것으로 아는데 접근법이 틀렸다. 영복원은 환경의 문제로 접근해야 답을 찾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각산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보존 가치가 높은 와룡산과 달리 각산은 활용 가치가 크다. 산복도로 개설 및 영복원 환경정비, 각산개발 등 다양한 발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천시 균형발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서포·곤양·곤명 서부권과 동지역인 삼천포권, 읍면지역인 사천읍권 등 3개 권역으로 세분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권역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당초 공약사항을 토대로 사천시 담당 부서의 의견을 받아 시기별 단계별 추진계획을 세울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소개하자면 특화 균형발전과 계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권역별 발전계획 수립이 중요하다.

삼천포지역권은 송포미래산단과 케이블카 조성사업 그리고 테마형 힐링 아일랜드 조성사업, 서부 3개면은 사천 제2대교 건설과 수출농업 기반확충, 친환경 농업기반 조성, 패류명품화 사업, 사천읍권은 항공국가산단 추진과 항공산업 융합지구 지정화 추진 등이 대표적 균형발전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해양과 농업·산업문화의 특징을 살릴 권역별 정주문화 확충을 통한 구도심 재생사업과 도시건축 경관만들기, 구도심 재생 및 권역별 마을 종합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꾸리고 있다.

-국비 지원사업이 대폭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견해를 밝혀 달라.

▲중앙정부 근무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국비 지원사업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국비지원 사업을 많이 가져온다고 능사가 아니다. 국비 지원액만큼 지방비(도비와 시비)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사천시의 열악한 재정을 고려해 국가가 직접 투자하는 방식, 즉 국가투자 위주의 사업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 실국의 업무보고를 받은 후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의 연장선에서 기채를 발행해서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종포일반산단 조성도 일부 수정할 계획이다. 국고채무 부담행위 방식을 활용하면 사천시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민선 6기 사천시정을 펼치기 위해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방침에 따라 가용예산이 거의 없다. 신년도(2015) 예산편성 과정에서 공약사항 이행 계획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사천시 미래 성장 전략에 따라 단계별 실현계획을 수립하겠다. 첫 구상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조급해 하지 말고 믿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

그리고 사천은 하나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달라. 진영논리와 지역주의는 이제 없다. 인근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다져야 하고, 민·관이 하나되어 성장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12만 사천시민 모두를 위한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이 먼저’라는 사천시의 시정목표를 항상 기억해 달라.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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