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1>
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1>
  • 임명진
  • 승인 2014.07.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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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실크로드가 열린다
<글 싣는 순서>
1.新실크로드 구상
2.중국 전역에 분포된 경제특구
3.한·중 교류에서 발견한 윈윈 전략
4.중국의 경제중심지 상하이


중국의 수도 북경의 거리는 미세먼지로 가득찬 잿빛 하늘 아래 매캐한 공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현지에서 만난 이들은 “이게 중국의 전형적인 날씨”라며 “중국 정부도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들고 있지만 개혁과 개방에 따른 부산물이기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중국경제의 성장에 자부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성장의 달콤한 열매는 15억 중국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고성장의 배경은 무엇일까.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에게는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것인가.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이번 기획은 이같은 의문을 안고 그 해법을 찾아보기 위해 마련됐다./편집자 주


◇중국, 세계 경제대국 부상

거리마다 높게 솟은 고층빌딩과 도로를 가득 메운 외제차들은 중국이 더 이상 덩치만 큰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상하이, 칭다오, 베이징 무역관장 출신인 곽복선 경성대학교 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의 성장속도는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같이 건물의 지형도가 변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런 중국경제의 고성장의 배경으로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 인구대국, 풍부한 지하자원 등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외자기업의 성공적인 투자유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곽 교수의 설명이다.

중국은 2010년 말 기준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교역규모도 세계 2위,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세계 2위, 외환보유고는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국내총생산(GDP)은 5조 8800억 달러(40조 위안), 교역규모 2조 9700억 달러,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 1057억 달러, 외환보유고 2조 8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2010년 기준 1057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외자 유치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외자유치는 중국경제의 중심축이다. 우리나라 삼성, LG를 비롯한 모토롤라, 폭스바겐 등 굴지의 세계 대기업들이 앞다퉈 거대한 중국시장으로 밀려 들어갔다. 여기에 무차별적으로 외국기업 유치에 나선 중국정부의 이해관계도 작용했다.

외자기업은 벌어들인 수익을 거대한 중국시장에 재투자했다. 그로 인해 중국은 고용이 창출되고, 글로벌 기업의 선진시스템을 습득했다. 산업기술 수준이 올라가면서 중국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2013년까지 이런 식으로 중국이 유치한 외자(실질유입액)는 1조 3937억달러로 설립기업수(계약)는 78만 9000개, 이중 44만개 기업이 등록되어 있는 상태다.



◇철저하게 장기계획…실리 추구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 흑묘백묘(黑猫白猫), 공산당 일당체제인 중국이 1970년대 후반부터 꺼내든 경제개발 구호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 구호는 등소평이 추진한 중국식 시장경제 체제로 귀결된다. 곽 교수는 “등소평은 전략적인 외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금의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을 가능케 했다. 1992년 상하이, 우한, 선전 등을 시찰하는 남순강화를 통해 중국경제 성장의 초석을 다졌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경제분야에선 자본주의라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개혁개방의 신호탄.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몽(夢)을 실현하고 있다.



◇한국, 중국의 거센 도전 직면

우리나라는 2004년 인천과 부산·진해, 광양 등 세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해외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2008년에는 황해, 새만금, 대구·경북을 새롭게 지정했으며 2013년에는 충북과 강원을 추가 지정했다.

특별자치도로 경제자유구역 수준 이상의 해외투자 유치환경을 가진 제주까지 합치면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경제특구가 전국 곳곳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곽 교수는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중국도 푸동이나 빈하이 등의 자국의 신경제특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로는 과감한 인센티브도 필요"
이필주 재중국한국인회 상임부회장

“중국은 지금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 중에 있다.”

북경에서 재중국한국인회 이필주 상임부회장을 만나 중국의 전반적인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다. 온전히 중국의 가능성만 믿고 단행한 결단이었다.

이 부회장은 “그때 당시의 중국의 첫 인상과 지금의 중국은 상전벽해 그 자체”라면서 “중국인들도 중국의 경제성장에 놀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언론에서 불거지고 있는 중국의 금융위기설 등에 대해서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정부패, 그림자 금융 등 중국 경제의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중국 지도부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중국이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라든지 전반적인 여건을 보면 통제가능한 수준으로 보는 것 같다. 부패사범에 강력한 처벌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어디 있다고 보는가.

▲중국은 모택동, 등소평 이후 시진평 시대에 중앙집권 권력이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냉철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강력한 통치 기반 위에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풀었다. 브레이크가 많은 우리와는 다르다.

-규제를 과감히 풀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중국은 각 성을 비롯한 지방정부들이 추진하는 경제특구나 섹터가 한두 곳이 아니다. 개발에 따른 각종 정책적 브레이크를 중국은 중앙정부가 나서 과감히 해소했다. 중국의 지도자인 등소평은 1970년대 경제개방을 추진하면서 각 성급 관료들에게 “중국은 가난하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정책 뿐이다. 여러분들이 경제개방에 따른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 방해가 되거나 걸림돌이 되는 정책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그런 지도자의 의지가 지금의 중국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도 해외자본 유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일선 지자체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봐도 투자유치에 관련한 정보가 너무 소홀한 것을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중국시장 옆에 있는 한국은 내수시장까지 작아 메리트가 떨어진다. 하물며 규제까지 많으면 어느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겠나. 우리는 중국과는 규모의 경쟁을 지양하고 질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면.

▲외자유치에 있어 중국이 한국보다 한수 위라고 생각한다. 해외투자 유치라는 목적이 있다면 때론 과감한 특혜도 있어야 한다. 중국은 투자유치 공무원들에게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전부는 아니다. 자국에 투자한 기업들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돕는 정책도 필요하다. 기업들은 결국 이익을 좇아가기 때문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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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도심의 거리 모습. 도로를 사이에 두고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이필주 재중한국인회 상임부회장 (1)
이필주 재중국한국인회 상임부회장
이필주 재중한국인회 상임부회장 (2)
이필주 재중국한국인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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