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쿨(Cool)하게 보내는 지혜
여름을 쿨(Cool)하게 보내는 지혜
  • 경남일보
  • 승인 201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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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환경부 차관)
요즘같은 무더위에 ‘우리 조상은 어떻게 더위를 피했을까.’ 한 번쯤 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에어컨이 있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시원한 바람을 마음껏 맞을 수 있고, 냉장고 문만 열면 시원한 음료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었던 시절에는 자연에 순응하며 나름의 피서법으로 여름을 날 수밖에 없었다.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고 식히는 방법은 신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양반들은 사랑방 옆 마루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무더위를 달랬다. 대나무나 왕골로 만들어 차가운 감촉을 지닌 죽부인을 옆에 끼고 삼베옷 속에 옷감이 살갗에 닿지 않게 하는 등거리와 등토시를 걸쳐 바람이 솔솔 통하도록 했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양반들은 아무리 덥다고 해도 훌훌 옷을 벗어던지거나 물속에 뛰어들지 못했다. 대신 몸과 마음을 다스려 더위를 났다. 양반의 여름나기가 ‘더위 피하기’였다면, 서민들은 ‘더위 쫓기’였다. 계곡으로 나가 물고기를 잡고 천렵(川獵)을 즐겼으며, 바다에서 모래찜질과 물놀이를 즐겼다.

최근에는 여름이 점차 길어지고 있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기상청에서 10년 단위로 평균 여름 지속기간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21년부터 1930년까지는 평균 101일인 반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는 10일이 늘어난 평균 121일로 나타났다. 앞으로 2100년이 되면 여름철 지속기간이 175일이 된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일년의 절반가량을 여름철로 보내야 한다. 여름이 길어져도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무더위를 이길 수 있을지 모르나 만만치 않은 전력소비와 이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문제다.

2011년 9월 15일 갑작스러운 전력수요 급증으로 대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다행히 올해는 예년보다 전력수급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지만 언제 또 전기부족으로 에어컨 등을 사용하기 힘들어지는 일이 발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에너지도 절약하고 온실가스도 줄이는 저탄소 친환경 생활습관이 몸에 배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여름철 무더위도 이기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바로 ‘쿨맵시’가 해결책이다. ‘쿨맵시’란 시원함과 멋스러움을 표현하는 ‘쿨(Cool)’과 보기 좋은 모양새를 의미하는 ‘맵시’의 복합어다. 예절과 건강, 패션까지 고려한 옷차림을 뜻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25℃의 일반복장과 27℃ 쿨맵시 복장의 피부온도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쿨맵시 복장만으로도 2℃ 정도의 체감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쿨맵시 착용을 생활화하게 되면 냉방온도를 2℃ 정도 높일 수가 있어 에너지는 약 13% 절약되고, 온실가스는 연간 18만6000t이 저감돼 30년생 소나무 약 1만70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지나친 냉방은 두통, 어지럼증, 피부건조증 등 냉방병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쿨맵시 복장을 착용해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인 26℃에서 28℃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도 챙기고, 에너지도 절약하고, 온실가스도 줄이는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겪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쿨맵시는 어떻게 입어야 되는가. 먼저 남자의 경우 노타이에 셔츠는 가볍고 얇은 소재의 반팔에 바지는 통이 여유가 있어 통기성을 효과적이게 하고, 여자의 경우 라운드나 브이네크라인에 허리는 너무 조이지 않는 디자인이 좋다고 한다. 나의 자그마한 쿨맵시 실천이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고 에너지도 절약하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면 올 여름 무더위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여러분들도 쿨맵시에 동참해 에너지 절약과 함께 시원한 여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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