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전락한 도내 공립 박물관
애물단지로 전락한 도내 공립 박물관
  • 곽동민
  • 승인 201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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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수혈로도 못막는 ‘밑빠진 독’
본보에서 통영시립박물관 ‘세금 먹는 하마’(7월3일자 1면 보도)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공립박물관 부실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본보가 도내 18개 시·군을 대상으로 자치단체의 운영비 등 예산이 투입되는 박물관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공립박물관의 부실운영은 비단 통영만의 문제가 아니었으며 또 재정자립도가 높지않은 일선 지자체들에겐 큰 부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감사원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감사결과에서도 공립박물관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사후평가제도를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여전히 사후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박물관들이 대부분 공익적 차원에서 보다 선거용의 산물이란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비를 받아 짓기는 했지만 콘텐츠와 전문인력이 부족한데다 홍보조차 미흡해 관람객수는 줄고 혈세를 수혈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도내 공립박물관에 대한 현 실태와 점검을 통해 정상적인 운영방안이나 활성화 방안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 보려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관람객 외면…매년 적자만
2. 선거용 공약의 산물
3. 유물 수집·전시 탈피…지역속으로



지난해 감사원이 조사(2013년 2월20일~4월9일)한 자료를 보면 도내 모든 공립박물관은 33곳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동안 총수입액에서 총지출액을 뺀 수지분석을 한 결과 해마다 50억원~70억원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반해 재정자립도는 감소추세 였다. 지방재정은 취약하고 관람객수가 줄면서 빚어낸 당연할 결과로 분석된다. 본보가 공문이나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19곳(경남도 등록 공립)의 박물관 운영실태 조사 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새 관광명물 기대 물거품=박물관을 건립할 당시 사업비는 적게는 8억원, 많게는 240억원이 투입된 곳도 있고 한 해 예산만 1억원에서 16억원까지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한 만큼의 효과는 미미하다. 도내 19곳 박물관 중 6곳은 하루 평균 관람객수가 100명 이하다. 유료로 운영되는 13곳 중에는 수익이 발생하는 곳이 단 1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건립 당시 새로운 관광명물 탄생을 예고하면서 지역민들로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망만 안긴 셈이다.

4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통영시립박물관을 비롯해 합천박물관(사업비 87억5000만원), 거창박물관(사업비 8억5000만원), 함안박물관(사업비 76억원), 고성박물관(94억원), 고성탈박물관(29억5000만원) 등 6곳은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100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에서도 합천박물관은 매년 2억6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하루 평균 관람객 수는 58명에 불과해 연 수입이 370만원에 불과했다. 창녕박물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100명 수준인 창녕박물관은 매년 3억원의 운영비가 들지만 수입은 600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공립박물관이 3곳이나 되는 고성군에는 하루 평균 관람객이 채 50명이 안되는 박물관이 2곳이나 됐다. 94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고성박물관은 매년 1억7800만원의 운영비가 투입되지만 하루평균 관람객은 50여명, 수입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효과없는 공익사업 애물전락=공립박물관 운영이 경영수익 사업이라기 보다는 도민이나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익 문화사업이라고는 하지만 매년 적지 않은 금액의 혈세만 투입되고 정작 도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면 문제다. 이 부분에서 일선 담당 공무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상당한 수의 유물이나 사료를 보유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박물관임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하고 매년 막대한 예산만 투입되는 곳도 있다. 관람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홍보부족 때문이거나 보유한 컨텐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24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2008년도에 재개관한 밀양시립박물관은 1974년 개관해 경남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박물관이다. 밀양지역의 고대 문화·역사를 비롯해 삼한-조선시대, 항일독립운동 역사자료 등 낙동강 유역의 문화와 역사 조명, 밀양지역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전시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개관 당시에는 240여점의 화석자료를 수집해 전시해 오고 있다.

그러나 밀양시립박물관은 그리 많은 관람객이 찾지 않아 매년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연간 3억7000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있지만 연수입은 1200만원, 하루 평균 관람객은 118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0년 개관한 남해유배문학관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13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남해유배문학관은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문학관으로 유배와 유배문학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습득을 위한 전문 공간, 그리고 남해의 풍부한 관광자원과의 연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개발과 더불어 지역사회 문화관광을 목표로 건립했다. 그러나 연간 운영비가 1억4000만원씩 투입되지만 수입은 5400만원에 머물고 있고 하루 평균 관람객은 130명 정도로 파악됐다.

곽동민기자·강덕훈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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