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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성화사업에 숨은 교육부의 전략오창석 (창원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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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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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지방대학 육성 및 대학 특성화를 위한 CK(Creative Korea)사업’ 선정 결과에 따르면 108개 대학 342개 사업단이 5년간 총 1조2000억 원 이상을 지원받는다. 지방대학은 80개 대학에서 265개 사업단, 수도권대학은 28개 대학에서 77개 사업단이 최종 선정됐다. 지원 금액을 보면 2014년의 경우 지방대학이 2031억 원, 수도권대학이 546억 원으로, 전체 특성화사업 지원 금액의 78%가 지방대학에 배정되어 있어서, 얼핏 지방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정대학과 비선정대학 간의 희비가 교차됨은 물론, 지방대학 육성이 아닌 지방대학 죽이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 특성화사업은 지방대학을 육성하고 각 대학이 지니고 있는 강점을 살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대학의 특성화보다는 정원감축이 선정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선정된 대학 중 지방대는 입학정원의 평균 8.3%인 1만6361명을 감축해야 하는데, 이는 수도권대학이 평균 3.7%인 2724명을 감축하는데 비하여 6배에 달하는 수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지방대에 대해서는 다른 후속조치를 통해 지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지방대의 정원감축이 계속될 전망이다.

대학 특성화사업에는 선정될 만한 특성화분야가 선정된 곳도 있지만, 이번 사업에 선정된 108개 대학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최대 3점(100점 만점 기준)에 불과했고, 선정대학과 비선정대학의 커트라인은 0,001점 차이였는데, 여기에서 입학정원감축률은 절대적인 점수였다. 정원을 4% 감축하면 3점, 7% 감축하면 4점, 10% 감축하면 5점의 가산점이 주어졌기 때문에 정원감축을 하지 않은 연세대와 고려대, 포스텍은 대학 특성화사업에서 탈락했으며, 서울대도 8개 사업단 중 2개 사업단만이 선정되었다.

도내 4년제 대학의 경우 모두 7개 대학이 선정되었으며, 사업단 수를 보면 경상대와 창원대가 각 6개, 경남대 4개, 영산대와 인제대가 각 2개, 경남과학기술대, 진주교대가 각 1개씩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우선 2017년도까지 약속한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교육부는 이미 올해 초 2023년까지 대학입학정원을 16만 명 감축하겠다는 대학구조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각 대학을 평가하여 5등급으로 분류하고. 1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에 대해서는 등급별로 입학정원 감축, 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제한을 시행하겠다고 하였다. 결국 강제적 정원감축을 통하여 학령인구의 감소에 대비하겠다는 것인데, 구조개혁 방안이나 대학평가의 방식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특히 교육부의 정책이 교피아에 의해 왜곡되어 온 현실에 대해서 교육부가 스스로 책임지지 않고 이를 대학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인구수에 비하여 대학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교육부의 책임이다. 대학설립인가주의를 대학설립준칙주의로 변경하여 대학설립의 자유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결국 대학의 서열화를 더욱 가속화시켰고, 국립대의 공교육 기능을 마비시켰으며, 오히려 부실·부패대학을 양산하였다.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육성하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은 결국 공급과잉만을 가져온 실패한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실패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부실대학부터 과감하게 퇴출시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여야 함에도,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 정원감축이라는 지표를 활용하여 퇴출을 연장시켜주는 결과가 되고, 오히려 신입생경쟁률이나 재학생충원률이 높은 지방대학이 사업에 선정되기 위하여 정원감축을 해야 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부실대학 퇴출에 대한 부담을 직접 감당하기는 껄끄러우니 정부지원사업을 통하여 대학들의 ‘자율적’ 정원감축을 유도하여 공급과잉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부실대학부터 퇴출시키는 교육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아쉽다.

오창석 (창원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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