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Golden time)
골든타임(Golden time)
  • 경남일보
  • 승인 201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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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칼럼니스트)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는 정부의 부실한 초동대응이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여야 위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사고 직후 10개가 넘는 대책본부가 만들어졌는데 정보공유 및 조율이 전혀 되지 않았고, 세월호 실종자 바지선은 닷새가 지나서야 설치돼 구조의 골든타임(Golden time) 72시간을 놓쳤다는 것 등이 재삼 확인됐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이후 골든타임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5월 10일 이건희 회장은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졌고, 5월 28일 서울지하철 3호선에서 70대가 방화했지만, 권순중(매봉역무원)씨와 몇 사람의 희생정신으로 불은 9분 만에 진화되어 탑승객 전원은 무사했다. 세월호 참사와는 달리 골든타임을 지켜 성공한 케이스로 분류된다.

골든타임(Golden time)은 사전적으로 첫째, 방송 용어로서의 골든타임으로 조어를 만든 일본의 경우 매일 19:00∼22:00 사이의 시간대를 지칭하며, 우리나라는 ‘황금시간대’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평일은 20:00∼24:00 사이, 토요일은 19:00∼23:30분 사이, 일요일은 18:00∼23:30분 사이의 시간대를 지칭한다. 또한 영어로는 ‘프라임 타임(Prime Time)’이라고도 한다.

둘째, 의학 용어로서 구급대원이나 의사들이 자주 사용하여 굳어진 말이다. 골든타임이 꼭 필요한 질병 3가지는 심장마비(4분: 심폐소생술), 중증 외상환자(1시간: 출혈을 막는 게 급선무), 뇌졸중·심근경색(3시간: 서둘러 병원 행) 즉 금쪽같은 4분, 1시간, 3시간을 일반적 의미에서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셋째, 모방송국의 외상외과를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의 제목이었다.

골든타임은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좀 더 예를 든다면, 남녀가 결혼하여 자녀출산 및 교육·경제적 안정·가정화목 등을 몇 년 만에 이루어야만 성공한 결혼으로 볼 수 있을까?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화합하고, 자녀를 낳아 학교에 보내고,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여 내 집의 기초와 행복을 다지는데 성공한 결혼의 골든타임은 최소 몇 십 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다.

학문은 어떨까? 옛날부터 배움의 시기를 놓치면 그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를 악물고 주경야독으로 배움을 지속할 수야 있겠지만 그만한 대가가 뒤따른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중·고 시절을 놓치면 원하는 대학을 가기가 어렵다. 때문에 중·고 시절 6년이 배움의 적기가 아닐까? 그 6년보다 더 짧은 고교 3년이 자기의 평생을 지배하는 골든타임으로 작용할지 모른다.

남북통일의 골든타임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자의든 타의든 남북이 분할과 통일을 거듭해 왔다. 남북이 분단된 지 69년이 되었으니 더 이상 굳어지면 합쳐지는 데는 더 많은 노력과 정성과 대가가 따를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을 위한 ‘드레스덴 선언’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유연성을 갖고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호는 지금 심한 역류에 휘말려 표류 중이다. 결정적 요인은 정쟁과 내 탓이 아닌 네 탓이요 저성장·저출산·고령화로 보인다. 지난 2007년 1인당 GDP 2만 불 돌파 후 2012년까지 연평균 2.9%를 성장했지만 9년 연속 2만 불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IMF는 향후 3년간 매년 3.9%의 성장률을 전제로 2017년에 3만 불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국은 2만 불에서 4만 불 진입까지 평균 13.4년이 걸렸다는데 이를 기준시 대한민국호의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골든타임은 금쪽같은 시간으로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다간 모든 사람들이 우리 후손들로부터 올바른 평가를 받으려면 전 국민이 똘똘 뭉쳐 대한민국호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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