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가정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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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이상인의원 사진
이상인 의원.

바야흐로 자동차 등록대수 2천만대의 시대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교통문화를 지녔는가는 깊은 의문부호를 남긴다. 필자는 평소 운전문화는 그 나라의 의식수준, 윤리의식과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해 왔다. 국도변을 지나다보면 갓길 풀숲에는 비양심 운전자들이 버리고 간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가 구석구석 흉물스럽게 남겨져 있으며 사거리에서 우격다짐으로 꼬리물기를 한 차량과 다음 신호의 차량이 뒤엉켜 일대 혼잡을 이루기도 한다.

또한 유턴을 하기 위해 서 있는 차량은 맨 앞에 선 운전자가 가장 늦게 유턴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젊은이들의 운전습관은 목숨을 담보한 질주에 가까워 보는 사람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눈여겨보면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대다수가 20, 30대들이다.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차창 밖으로 던지는 이도 젊은 세대가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목도하는 법규위반과 위협운전을 경험할 때마다 필자는 이렇게 이해하곤 한다. 우리는 급격한 압축성장으로 인해 논두렁에서 고속도로까지 단시일 내에 발전했다. 시골길을 몇 리씩 걸어서 등교하던 세대가 불과 30,40년도 안 돼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다니게 된 만큼 우리의 자동차문화·교통문화가 정착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사실 자동차산업이 일찍 발달한 서구의 교통질서는 백여 년 넘게 걸려 수정 보완되어 다듬어진 것이다. 강보에 싸여서부터 자동차를 익힌 우리의 아이들이기에 운전과 질서는 어려서부터 생활화되고 체질화했다. 그래서 우리 교통문화의 정착도 어려서부터 자동차를 생활화하기 시작한 젊은 세대들이 운전석에 앉아 거리를 나올 때 비로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거리의 무질서와 혼돈은 젊은 세대들에 의해 공공연히 자행되어 오고 있고,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그것을 말리는 세대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질서와 규칙과 예절과 상식마저 붕괴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사회 전반적으로 젊은 세대의 질서의식은 향상되기는커녕 대가족 질서훈련을 받은 기성세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새치기는 일반화되고 경로석은 유명무실하다. 만원버스에서 시끄럽게 통화하고 이를 꾸짖는 어른이 봉변을 당한다. 주변사람들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동영상을 찍어 SNS를 통해 퍼 나르기 바쁘다. 공공장소에서의 우리아이들의 공공개념은 어떠한가. 옆 테이블의 소란스러움에 무언의 눈짓을 보내거나 한마디 던지면 아이를 꾸짖기는커녕 내 귀한 자식을 기죽인다고 받아들여 어른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목격한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은 어떠한가. 바쁜 맞벌이 부모들로 인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아이들의 분노 표출수단이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그런 공정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제도권 사회에 진입했을 때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공히 묻지마 범죄의 원흉이 되지 않으리라 누가 또 단언할 수 있는가. 무엇이 우리 젊은 세대들을 안하무인으로 몰고 가는 것일까. 어떤 이는 교육의 부재를 거론하고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돌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핵가족화의 결과라고도 한다. 우리 젊은 세대의 문제가 무엇이든, 그 원인이 누구에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가 이끌어 갈 우리 미래의 모습이다. 질서와 규범이 사라진 사회는 저급하다. 그것을 막는 중심에 가정교육이 있다. 된사람이 아닌 난사람을 생산하는 현행 교육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믿을 곳은 가정교육밖에 없다. 남의 자식을 탓하기에 앞서 내 자식을 살펴야 한다. 너무 빨리 힘겹게 달려와 이제 좀 살만하다 생각하며 만나게 되는 사회가 이렇게 무례하고 무질서해서야 되겠는가. 다시 한 번 가정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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