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2>
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2>
  • 임명진
  • 승인 201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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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계기 시장 선점 전략 세워야
한국은 전형적인 수출중심의 국가다. 국가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이미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따라서 중국과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미 중국의 경제규모는 우리를 훨씬 앞질러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전반적인 산업기술 능력도 급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전략 중 하나로 중국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 있어 한국이 교두보의 역할을 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유럽의 소국들은 작지만 강한 나라다. 그들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최상의 국가 성장을 이끌어 냈다. 이들 국가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모델을 창출하는 길이다.

중국은 저가 공세로 인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폭넓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을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관심이 높다.



지금 중국은 한국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대장금’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엔 ‘별에서 온 그대’가 엄청난 인기다. 이런 한국 문화의 유행은 정서적으로 양국을 가깝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북경 시내에 위치한 중·일·한 경제발전협회는 중국 외교부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1993년에 설립됐다. 산하에 직속 기업으로 중익그룹 등 4개 회사를 두고 있는데, 실버산업과 교육, 복권, 전문투자 등에서 연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협회의 주요 역할로는 중·한·일, 삼국의 중소기업들에게 중국의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들의 투자 자문을 돕고 있다.

자오 홍(47·여) 사무총장을 통해 중국의 한국 투자패턴 소개와 한국투자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자오 홍 사무총장은 한국과 중국의 상호협력은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정치·군사적으로 일본과 대립 갈등을 하고 있고, 동남아 국가와는 영토문제에 휩싸여 있다.

자오홍 사무총장은 “작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에 상호 정치·경제적으로 아주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한국의 수출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고, 양국 간에 문화적 정서가 비슷한 점, 지리적으로도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라는 점을 들었다.

자오홍 사무총장과의 대담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투자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최근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중국은 이미 한국의 가장 큰 수출국 지위에 올랐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설 초창기에 한국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했다.

이제는 중국의 기업들이 많이 발전해 한국에 투자를 많이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초창기에는 대기업 중심이지만 양국의 중소기업들이 활발히 교류해야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이 중국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시장의 투자매력을 꼽자면.

▲일단 정치적으로 긴장관계가 없다는 점에 있다. 양국의 최고 지도자가 서로 방문하면서 친밀감이 급상승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지리적으로 양국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거리상으로 멀고, 또 문화적으로 격차가 있다.

중국기업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성장해서 글로벌 무대로 나가야 하는 처지다. 한국의 장점들이 중국기업들에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국 기업인들에게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한국기업들은 이제는 중국기업들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향후 양국 기업들의 관계가 어떻게 되리라고 전망하나.

▲한국은 IT와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서 강점이 있다. 한국기업의 입장에서도 중국시장은 아주 매력이 큰 시장이다. 서로 경쟁관계로만 여긴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한국기업은 중국기업과 협력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미 중국에는 세계의 유수 기업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양국 간에는 우호관계가 빨리 형성돼 한국기업이 우위를 점해야 한다. 서로 상대국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협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협회는 양국의 기업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교류 활성화를 돕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중국기업들의 한국 투자는 그리 높지 않는데.

▲자본이 탄탄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그런 문제가 있다. 한국시장이 중국에 비해 시장 자체가 작다 보니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여기에 한국투자시 요구하는 고용문제와 중국보다 높은 인건비도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다. 녹지그룹이나 하이얼 등의 대기업이 외교부와 접촉해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에 투자한 대기업도 있다.

-중국기업 입장에서 한국 투자시 가장 어렵게 느끼는 점은 뭔가.

▲한국은 공장 설립허가 등을 받을 때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린다.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중간에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해외투자 규제가 별로 없는 중국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장벽이 너무 높다는 게 중국 기업인들이 생각하는 한국투자의 걸림돌인 것 같다.

-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이 높나.

▲먼저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부동산 기업들이 한국과 일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수준 높은 의료기술에도 관심이 많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수출시 한국을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중국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이다. 늘어나는 양국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우리 협회도 서울과 부산, 제주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기업인들을 위한 교류센터를 짓고 있고 내년 말 완공예정에 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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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 홍 사무총장.
자오 홍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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