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 연재소설] 진주성 비차 (173회)
[김동민 연재소설] 진주성 비차 (173회)
  • 경남일보
  • 승인 201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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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2. 외원군(外援軍)
성 서쪽에서는 전라우의병장 최경회, 전라좌의병장 임계영 그리고 진주한후장(悍後將) 정기룡이 버티고 있었다.

산음에서 만난 김성일의 권유에 진주 살천창(薩川倉)에 진지를 친 최경회. 바로 저 의기(義妓) 주논개와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는 인물이다.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최경회가 순절하자 왜장 가야무라 로쿠스케[모곡촌육조]를 끌어안고 의암에서 꽃같이 몸을 날린 논개. 남강에서 건져 올려진 그녀와 나란히 함양군 서상면 방지리 골짜기에 묻혔다고 전해지기도 하는 최경회. 처음에 그는 어디에 주둔할 것인가 하고 망설였다.

“아무래도 진주성을 도우기 위한 요충지로는 그곳이…….”

부하들이 추천한 곳은 단성이었다. 그런데 최경회는 이렇게 말했다.

“군량 문제가 있소. 적어도 우리가 몇 달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양식이 없으면 그 또한 큰일인 게요.”

그리하여 군량이 비축돼 있는 살천창에 주둔하게 된 것이다. ‘시천(矢川)’이라고도 쓰는 살천은 그 당시 진주목에 속했으며 덕천서원이 있다. 하지만 그 후 최경회 부대는 그곳에서만 머물지 않고 단성까지 나아가 거기 나온 왜군과 전투를 벌이기도 한다.

“경상우감사께서 보내어 오셨다고요?”

박성과 마주앉은 임계영은 김성일의 얼굴을 떠올리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천 명 이상도 모을 수가 있소이다.”

박성이 기쁜 얼굴로 말했다.

“왜놈들이 그 말을 들으면 간담이 철렁 내려앉을 것입니다.”

그런데 임계영은 부대를 이끌고 운봉에서 함양으로 넘어왔을 때 진주성을 포위했던 왜군이 물러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 뒤 의병장 김면의 권고를 듣고 최경회와 더불어 김산 쪽으로 가게 된다.

한편, 본대의 후방 방어를 맡는 장수인 한후장 정기룡은, 군관 조경형과 함께 살천창의 군량을 지키면서 추이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단성 싸움에서 김준민 부대에게 쫓겨 오는 왜군을 가로막아 격퇴하는 전공을 세웠다.

성 북쪽의 외원군. 우선 의승장(義僧將) 신열이 있었다. 그는 합천 해인사에서 활과 화살을 제조하여 군사를 훈련시켰다. 나중에 그의 부대 군사는 650명에 이른다.

5백여 군사를 이끌고 진주성으로 달려온 합천의 김준민. 처음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 그는 종5품 거제 현령으로 있었는데, 경상감사 김수가 근왕군을 편성할 때 거제를 떠나 합천 의병장 정인홍의 휘하에 들어간 것으로, 해당 고을 군사를 통솔할 장수가 없을 때 임시로 임명한 장수인 가장(假將)이었다.

김준민의 활약상은 대단하여 진주목과 단성현의 경계에 있는 청고개(靑古介)까지 왜군을 추격하기도 하였다. 청고개는 그 양쪽에 도둑굴이 있어 지나는 사람들을 노리는 바람에 천 명이 모여야 안전하게 그곳을 넘을 수 있다고 하여 ‘천고개’라고도 불리었다. 김준민 부대는 거기서 최경회 부대가 왜군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하였고, 그래서 단성 읍내로 내달아 싸우는 바람에 진주성에서 벌어진 전투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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