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 새로운 인재상
새로운 미래, 새로운 인재상
  • 경남일보
  • 승인 201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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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택 (경남과학기술대 총장)
세계도처에서 인재전쟁, 취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바뀌고 있다. 글로벌, 창의성, 협업, 전문가를 인재의 조건으로 꼽던 기업의 인재상이 통섭, 상상력, 스토리, 모험심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단순한 스펙 쌓기만으로는 취업도 승진도 어렵다.

18세기 농경시대에는 농부가, 19세기 산업화시대에는 공장노동자가, 20세기 정보화시대에는 지식근로자가 그 주인공이었다. 개념과 감성을 중요시하는 21세기에는 누가 주인공이 될까? 개념과 감성 시대에는 지식과 정보를 단순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 전과 다른 새로운 것으로 재조합하거나 창조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좌뇌형’이 산업화시대와 정보화시대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이었다면, 개념과 감성의 시대에는 좌뇌와 우뇌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좌·우뇌형’이 필요한 인재의 조건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도 개념과 감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하이테크 능력을 바탕으로 한 ‘하이컨셉’과 ‘하이터치’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이컨셉’ 능력은 예술적 혹은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을 말한다.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 관계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새로운 뛰어난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능력 등이 대표적인 ‘하이컨셉’ 능력들이다. ‘하이터치’ 능력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하이터치’ 능력들이다.

그럼 산업화시대와 정보화시대를 지배해온 ‘좌뇌형’ 사고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우뇌형’ 사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물질적인 풍요로 인해 우리들의 미적 욕구와 감정적 욕구가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하던 생산과 기술개발 업무를 개발도상국들이 대신하게 되고, 컴퓨터와 인터넷 등의 등장으로 인한 사무자동화로 화이트칼라 업무가 줄어든 것도 그 이유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선도를 위해 ‘우뇌형’ 사고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인재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니엘 핑크는 자신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새로운 미래를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의 시대로 규정하고,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 등 6가지를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기능에 디자인을 더 할 수 있는 능력, 단순히 주장하기보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초점에만 집중하기보다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능력, 논리를 앞세우기보다 타인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 진지함에 놀이를 더 할 수 있는 능력, 가치와 함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인재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6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분야 지식이 풍부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 자신의 전문분야를 넘어설 수 있는 모험심,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고 과감한 협업을 시도할 수 있는 유연함도 함께 필요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유의 역동성으로 인해 그 변화의 폭이 큰 나라이다. 변화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우리를 들뜨게도 만들지만, 살아남기 위한 노력과 창의적인 도전정신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이대로 멈출 것인가 계속 성장할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해답은 우리의 미래 인재들에게 달려있다.

우리가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인재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우리는 새롭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시스템과 삶의 모습들에서 어떤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것인지 질문하고 의미 있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새롭게 변화하는 사회와 새로운 인재의 모습을 먼저 가르쳐줘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은 새로운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지 알고, 새로운 사회가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지를 알아 자신의 능력을 키워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환경은 어떠한가. 아직도 새로운 미래에 대한 설명도 없이 획일적인 좌뇌형 인간을 길어내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은 아닐까? 미래세대에게는 보다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할 기회를 주자. 그러면 우리의 미래세대는 창의력이라고 하는 ‘하이컨셉’의 능력뿐만 아니라, 타인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감지하여 즐거움을 늘리고 슬픔을 나눌 줄 아는 ‘하이터치’의 능력도 함께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의 구조조정 방향도 단순히 입학정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대학의 전반적 시스템을 개혁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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