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에 고작 4000원…분식밖에 못 먹어
한끼에 고작 4000원…분식밖에 못 먹어
  • 강민중
  • 승인 2014.07.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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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결식아동 급식 전자카드제 점검 <하>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종이식권 사용은 한정된 급식메뉴에 대한 불편은 물론 훼손과 분실, 과다 지출 등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급식제공 음식점 역시 한달 뒤 대금이 결제돼 운영자금 순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도내에서는 현재 6개 시·군이 전자카드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고민은 남아 있다. 결식아동들에게 급식을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들의 전자카드제 도입 갈등과 매년 오르는 물가에 따른 식비 현실화 등은 해결해야 될 숙제다.



◇지역아동센터 간접지원 vs 예산절감

각 시·군에서 전자카드 전환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지역아동센터 지원과 관련된 부분이다. 일부지역에서는 전자카드 전환을 하고서도 지역아동센터만큼은 전자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보통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학생들이 70% 이상만 급식을 이용해도 100%의 금액을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다.

30% 정도의 여유를 두고 한편에서는 지역아동센터들이 경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간접지원 측면이라는 주장과 불필요한 예산낭비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아이들의 먹거리가 정확한 가격에 한정돼 책정된다면 자칫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면서 한번도 돈으로 계산한 적은 없다. 어느 정도 지원금액의 여유분이 있기 때문에 계절음식이나 고가의 음식들을 한번씩 제공할 수도 있다. 전자카드로 금액을 정해 정확히 산출한다면 이러한 부분에서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예산낭비라고 주장하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전자카드 전환 이후 급식 여부를 출석체크로 확인하던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오히려 급식아동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급식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해석이다. 특히 일부 지역아동센터에서는 급식 이용자 확인과정의 맹점을 악용해 급식인원을 부풀려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또 일반 급식센터 이용자는 종이식권을 이용할 때 한창 예민한 청소년기에 급식 대상자들이 식당이나 급식 공급처에 자신의 신분을 노출함으로써 급식이용을 사실상 꺼려 왔지만 전자카드제 이후부터는 이런 걱정이 사라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만큼 급식 대상자들이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역아동센터마다 급식이용 아동에 대한 파악이 어려워 급식비 부당청구 사례 등이 있었지만 전자카드제 도입 이후부터는 이런 사례가 근원적으로 차단됐다”며 “시행 후 10% 이상 예산절감 효과도 가져왔다. 전자카드제도가 예산절감과 투명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원금액 현실화 개선 필요

결식아동에게 지원되는 급식비도 최근 물가 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한끼당 4000원으로 책정돼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식재료인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고 각 식당마다 평균 백반 가격이 6000~7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공산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도 계속되면서 과자와 라면과 김밥 등의 판매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다. 전자카드로 지정된 식당이나 대형마트 등 가까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도액은 1만5000원~2만원으로 정해 놓고는 있지만 지원대상 아동들은 하루를 거르고 이틀간 모아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이들이 4000원으로 점심을 먹으려면 라면이나 떡볶기, 김밥 등 분식류가 대부분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솔직히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지원부분이 공식적으로 부식비 개념에 가깝기 때문에 고기나 채소 등 장을 보고 며칠간 밥을 해먹을 수 있도록 2만원이라는 한도액을 책정해 두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지자체 예산부담이 만만치 않아 급식지원을 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정부에서는 3000원 이상이라고 정해 뒀지만 도내의 경우 4000원을 주고 있다. 타 지역과 비교하면 그나마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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