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시간속의 서부경남
정지된 시간속의 서부경남
  • 경남일보
  • 승인 2014.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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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개그맨이자 방송 MC인 남희석과 오랜 친구로 지내고 있다. 얼마 전 희석이가 시진핑 중국 수석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 본다며 강력 추천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라는 미국 드라마를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 마침내 시청하게 됐다.

이 드라마는 워싱턴 정가에서 벌어지는 정치권력에 대한 야망과 탐욕 등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프랜시스 언더우드 의원은 드라마 속에서 “정치는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는것이 아니라 하나를 주고 보이지 않는 둘, 셋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라는 대사를 한다. 경남도청 서부청사 건립과 관련해 공감이 가는 말이다.

경상남도는 진주에서 태동됐다. 1896년(건양 1년) 8월 지방제도를 개정할 때 전국을 13도로 개편하면서 경상도를 남과 북으로 나눴다. 이때 경상남도는 지금의 진주시 남성동 73-10-11번지에 ‘선화당’이란 건물에 관찰부 청사를 설치해 경상남도의 도청이 처음 시작됐으며 초대 관찰사는 이한의였다.

그 뒤 국운이 쇠퇴해 일본에 의해 강제 합병되자 곡물, 천연자원 반출 등 행정상 편의를 위해 일본과 가까운 부산으로 도청을 이전하게 된다. 도청을 빼앗긴 진주시민과 서부경남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금의 남강교를 선물하고 진주시민의 눈을 피해 새벽 봇짐을 싼 것이 진주 도청 역사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부산시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계획도시 창원시와 진주시가 경남도청을 유치하고자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 결과 진주에 경남도립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고 경남도청은 1983년 7월 31일 창원으로 이전하게 됐다. 이후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은 산업,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전국 최고 낙후지역으로 전락하고 ‘과거의 정지된 시간에 머무는 서부경남’이 됐다.

이제 지역간의 균형발전이 이 시대의 중요한 명제가 됐다. 낙후된 서부경남이 새로운 국가발전 동력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부경남 중심도시인 진주·사천시의 역할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서부경남 도민들이 간절히 기대하고 있는 도청 서부청사 개청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서부청사의 조기개청이 서부경남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단지 몇몇 행정기구와 관련 공무원들이 진주로 오는 것으로 치부할 것인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90년 만에 되찾는 서부경남 지역민의 정신과 자존심이 함축되어 있다. 서부청사 시대의 개막을 시작으로 경남도 행정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무한한 유·무형의 가치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천년 역사의 진주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이는 100만 서부경남 도민의 노력과 염원의 결과이다. 홍준표 도지사의 결단과 과감한 실행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서부청사 조기 개청은 필자의 핵심공약이기도 하다.

서부청사 입지 선정과 진주보건소 이전 문제 등 일부 이견은 있었지만 지난 24일 경남도의회 추가경정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관련 예산 83억 원이 통과되고 진주시의회 상임위에서도 ‘진주도시관리계획결정 입안을 위한 의견 청취의 건’이 통과됐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부청사 조기개청이라는 거대 담론 안에 정치적 이념, 이해관계를 내려 놓고 모두가 마음을 모아 ‘하나를 주고 둘, 셋을 얻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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