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숲에서의 힐링을 위해서
도시 숲에서의 힐링을 위해서
  • 경남일보
  • 승인 201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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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도시 숲이 직장인들의 심리상태나 직장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산림연구기관의 서울시민 93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숲이 있는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숲이 없는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직무만족도는 높고 스트레스와 이직 의사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가 사무실 주변에 도시 숲이 있음으로써 직무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사무실의 창을 통해 숲이 많이 보일수록 직무 만족도는 높고 직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낮다는 결과도 얻고 있다. 결국 도시 숲이 이직율 및 결근율을 낮춰주고 고용의 안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효과가 커, 기업은 사원들의 복리증진 및 근무환경개선을 통한 기업경쟁력 제고의 측면에서 사무실 주변에 도시 숲을 지속적으로 조성ㆍ확대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사무실 주변의 도시 숲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게 되므로 도시 숲의 조성 및 확대를 위한 노력은 직원의 복리증진과 더불어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도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숲은 도시민 특히 도시외곽지역의 휴양기회에 접근성이 작은 도시민들에게 휴양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도시녹지 가운데 비교적 자연성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도시림은 기후조절, 환경오염물질의 흡수, 도시생태계의 안정화 등 환경조절 기능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의 휴식, 레크레이션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뿐인가. 지금 도시에서는 여름철 휴가를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시 숲이 함께 있는 한강이나 강 주변에 조성된 각종 캠프장과 물놀이장에서 보내려고 한다. 경제도 안 좋은데 굳이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멀리 가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경제가 안 좋으니 도시 숲이나 근교의 숲은 도시인들의 힐링 기회를 더욱 확대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도시를 잠깐만 벗어나도 근교 산들이 아름다운 숲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산 숲도 잘 가꾸어 놓아 힐링 효과는 더욱 크다. 그러다보니 서울 인근의 북한산에는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도시인들이 숲에서 힐링을 즐기고 있고, 이는 북한산 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근교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 근교산의 숲 역할을 도시로 가지고 온 것이 도시 숲이고 보면 도시 숲은 여름철 기온을 낮춰 주는 기능도 하는 아주 중요한 도시인들의 환경 숲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도시 숲이 조성된 곳은 주변의 노출된 곳보다 2도 이상의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고 보면 여름철 도시 숲의 중요성은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에는 어머니 산 지리산을 위시하여 어느 지역에 비해 빼어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고, 수년 전 세계 산의 해를 맞아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명산 가운데 28개의 아름다운 명산을 보유한 곳이다. 그러나 막상 도시에 들어오면 이 빼어난 경관은 주변 경관으로 그칠 뿐 도시 건물 사이 또는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숲은 일천한 형편이다. 그래서 도시 속을 걷거나 도시에 들어서면 가로수를 비롯해 도시 숲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며,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은 순간 잊어버리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시각은 필자 개인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진주를 예로 들면 남강이 도시를 에두르며 흘러 아름답다고 하지만 막상 시내 한 복판에 들어서면 도시 숲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밖에서 보면 아름다운 것 같지만 안에서 보면 생태사막화 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토로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혁신도시 같은 개발되고 있는 곳이나 개발 예정지역, 그리고 도시 내 자투리 공간에 대해서는 자그마한 공간이라도 확보해 아름다운 도시 숲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힐링 도시를 계획하고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100대 명산에서 가장 많은 명산을 가진 지역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곳에서 자랑스레 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는 생명의 흐름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 도시에서의 자연(Nature in City)을 수많은 도시민들은 가까이 대하고 싶고, 도시 숲 아래에서 힐링을 즐기고 싶다. 도시에 발만 뻗으면 물의 공간이 있어도 숲이 없는 강변이라면 누가 그 길을 걷고 싶겠는가?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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