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청사 조기개청을 환영하며
서부청사 조기개청을 환영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14.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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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 (진주시의회 의원)
지난달 31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서부청사 리모델링을 위한 추경 예산안이 90%를 넘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직전에는 진주시의회에서도 서부청사 진주의료원 이전에 대한 의견 청취안이 무난하게 찬성 통과되고 이제 예산까지 도의회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진주의료원 폐업과 서부청사 조기 개청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모습이다.

이는 홍준표 도지사의 서부경남 균형발전에 대한 순수한 개인 의지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소외되어 변방에 머물러 있던 서부권 도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빚은 쾌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지난 5월 서부권 8개 시·군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은 12.2%의 반대를 5배 이상 압도하는 68%의 찬성으로 서부청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고, 구 진주의료원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도민 67.2%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이처럼 1925년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뒤 경남의 변방으로 소외되고 오랫동안 정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서부권 도민들은 이번 서부청사 조기 개청에 대해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서부청사가 단지 도청 행정의 일부 기능이 옮겨 오는 것을 넘어서 앞으로 서부권이 경남의 경제와 행정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을 크게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공공청사의 효율성과 다양한 활용도를 고려하여 이번 서부청사의 조기 개청과 함께 구 진주의료원 1층으로 진주보건소 이전이 함께 이루어질 예정인데, 이에 대한 진주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경남도와 진주시가 진지하게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부청사가 일반 행정서비스의 기능뿐 아니라 건강복지 서비스 기능까지 겸하는 점에 대해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진주보건소 이전으로 인해 현재 보건소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보건복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편인 지역인 현 진주보건소는 보건과 건강복지에 대한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그동안 보건소와 복지관이 이러한 수요를 훌륭히 충족하고 있었지만 서부청사 개청으로 인해 보건소가 갑자기 이전해 버리고 나면 보건소를 애용하고 있던 지역주민들이 상당한 보건복지에 공백이 생길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기 때문이다. 본 의원이 그저 서부청사 조기 개청에 기뻐하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 그래도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이전, 투자유치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왔던 대표적인 진주의 구도심 지역이다. 그동안 혁신도시 추진과 투자유치로 일궈낸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훈풍을 구도심 지역으로 퍼뜨려도 부족한 시점에서 보건소까지 이전해 버린다면 이 지역 주민들의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며 시정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마저 들것이다.

고령화가 빨라지고 젊은 층의 건강 100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건과 건강복지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진주시는 보건소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면밀한 보건복지 수요조사를 통해서 보건지소 신설과 같은 대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무조건 보건소 이전을 반대하거나 무조건 보건소 이전을 고집하는 것은 갈등만을 낳을 뿐 해결점을 찾을수가 없다. 역사적 변화를 앞두고 있는 지금 경남 서부권과 진주에게 절실한 것은 갈등을 낳는 정치적 대립이 아니라 지역발전과 주민복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슬기로운 지혜가 아닐까. 진주시가 어른스럽게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주 구도심 주민들의 건강과 소외된 마음까지 품을 수 있는 지혜로운 행정을 보여줄 차례다. 
강길선 (진주시의회 의원)


강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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