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을 산재 안전지대로 <3>
서부경남을 산재 안전지대로 <3>
  • 강진성/박성민
  • 승인 201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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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서 쌓은 안전 노하우 ③동명식품
산청군 금서농공단지에 자리잡은 동명식품.

1974년 ‘동명국수’의 이름으로 진주에서 출발한 동명식품은 지난 96년부터 제품의 전량을 주식회사 오뚜기의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주문자 요구 완제품 생산방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동명식품은 53명의 직원들이 10가지 품목, 31가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며 대한민국 건면의 20%, 오뚜기 물량의 34%를 책임지고 있다. 이를 하루 생산량 기준으로 할때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수의 약 50만 그릇에 해당한다.

엄선된 재료와 자동공정시스템으로 위생적이고 질좋은 식품을 만든다는 목표를 가진 동명식품은 40년 전통에 못지 않은 산업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들만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었다.

 
동명식품
오뚜기에 국수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동명식품의 박갑제 생산부장이 국수 제조기의 체인벨트 안전커버를 가리키며 “불편하다는 이유로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사업장이 많다”며 “번거롭더라도 안전장치는 꼭 갖추고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명식품은 기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있더라도 우선 기계부터 멈추고 조치하도록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


◇ 산재예방도 가족적 분위기에서

동명식품은 주 3교대 근무로 24시간 공장이 쉼없이 돌아간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만큼 피로에 시달리는 직원들이 아차하면 산재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회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의 안전에 신경을 쓰게 됐다.

먼저 일반적인 제조공장에서 제시하는 생산목표량을 현장에 고시하지 않는다. 숫자로 보이는 목표량을 제시하면 직원들이 조급해지고 서두르게 돼 결국 안전사고에 노출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시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안전을 위해 우선 기계를 멈추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부 직원들이 손쉽게 생각해 작동중인 기계를 건드리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동명식품은 생산에 차질이 있더라도 ‘무조건 기계정지’가 습관화 되도록 직원에게 교육하고 있다. 만약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패널티를 부과한다.

이같은 원칙은 지난 2009년 한 직원이 손가락을 다치는 사고를 계기로 강조되고 있다. 당시 체인에 걸린 면부스러기를 기계가 작동중인 상황에서 제거하다 사고가 났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동명식품은 똑같은 재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처에 나섰다.

앞서 무조건 정지처럼 직원교육에 그치지 않았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모든 기계에 위험요소를 찾아 안전커버 등을 부착했다.

또 그동안 사고위험 가능성을 분석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자체 분석결과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벽시간과 금요일, 6개월차 근로자에게 산재 가능성이 높았다.

박갑제 동명식품 생산부장은 “3교대 근무, 긴 출·퇴근시간, 지리적 여건으로 사람을 구하는 데 어려운 3중고 속에서도 안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면서 “전국 20여 곳 자동설비 국수공장 가운데서도 직원들의 심리상태와 보건안전에 대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걱정이 있거나 육체적으로 피로한 직원이 있으면 안전한 작업으로 옮기거나 쉬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잠시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동명식품전경
진주에서 시작해 2004년부터 산청군 금서면에서 국수를 생산하고 있는 동명식품 본사 전경. 오뚜기 국수 납품업체 중 가장 많은 34%를 제조하고 있는 향토기업이다.


◇ 직원들 보건안전까지 지킨다

동명식품은 지금 껏 공장가동을 2번 멈춘 적이 있다.

직원들간의 고성이 오가는 다툼이 있었던 사례와 공장 바닦에 담배꽁초가 발견된 경우였다. 이 때 박재동 동명식품 대표이사는 당장 공장가동을 중지시켰다. 이후 사원들의 박 대표는 보건안전 차원으로 금연정책을 강력히 실시했다. 신입사원 채용시에도 금연자를 우선시 했고 흡연자일 경우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담배없는 공장을 만들어 나갔다.

이렇게 2007~2008년부터 시작된 금연정책은 이제 정착단계에 접어들어 공장 내 흡연자는 찾아볼 수가 없다.

박대표의 이같은 조치는 금연 공장을 만드는데도 이유가 있지만 이에앞서 가족처럼 생각하는 직원들이 담배로 몸이 상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서다. 그는 직원들은 건강증진을 위한 금연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수시로 농공단지 구내식당의 식단을 점검하며 직원들 먹거리까지 직접 챙긴다.



◇ 안전자동화시스템으로 ‘승부’

동명식품은 ‘원료, 사람, 안전, 메뉴얼’의 4가지 키워드를 경영철학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다.

좋은 원료와 철저한 품질관리는 결국 안전한 먹거리를 완성하고 사람이 공장을 운영하고 기계를 만지는 것처럼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정당한 절차와 순서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결국 이런 가치들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안전비용이 발생하고 생산량 감소라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노하우로 안전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었다.

동명식품은 앞으로 부상위험이 큰 작업은 자동화시스템으로 교체해 나갈 예정이다. 산재발생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근원적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에 동명식품은 박스로 포장된 제품을 파렛트로 옮기는 작업은 로봇시스템이 하고 있다. 하적작업은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허리손상, 낙상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직원들이 꺼려해 왔던 작업이다.

로봇시스템에는 이중 안전장치도 갖췄다. 로봇 작업 공간에는 펜스를 설치해 충돌사고를 대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작업자가 내부로 들어갈 경우 ‘락장치’(잠금장치)를 설치해 자동으로 로봇이 멈추도록 프로그램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과 비용을 문제로 안전장치에 소홀한 경우가 많지만 동명식품은 ‘생산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동명식품이 전하는 제조업 안전3계명>

1. 작업은 정해진 규정대로 받드시 실시한다.
    규정을 벗어난 작업행위는 사고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2. 순환근무를 실시한다.
   같은 곳에서 동일한 반복작업은 신체 한 부위를 집중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3. 작업 시작 전 스트레칭(체조)을 실시한다.
   스트레칭 없이 작업할 경우 몸이 덜 풀린 상태라 문제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명식품4
오뚜기에 국수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동명식품의 박갑제 생산부장이 생산라인의 안전장비와 수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부장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있더라도 안전을 위해 우선 기계부터 멈추고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명식품2
박스로 포장된 국수제품을 로봇이 팔렛트로 옮기는 도중에 작업자가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잠금장치를 만지고 있다. 작동중인 로봇에 작업자가 부딪힐 경우 중대재해 발생이 높은 이유로 동명식품은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내부로 들어갈 경우 로봇이 자동으로 멈추는 장치를 설치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을 이유로 잠금장치 설치가 미흡한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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