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아침논단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을 바란다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8.18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교육은 백년대계라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대입제도나 교육제도 및 교육과정이 빈번하게 바뀌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부장관이 바뀌면 어김없이 대입제도나 교육정책에 변화가 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에 2021학년도 대입부터 문·이과 완전 융합을 염두에 둔 수능을 실시하기로 하고, 그에 맞춰 교육과정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월 13일 ‘2014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추진하기 위한 중점과제의 하나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교육과정 개편 총론 및 교과별 각론 개발에 대한 개편일정을 밝혔다.

교육부가 발표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은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소위 ‘창의·융합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는 것으로서 첫째, 모든 학생이 인문, 사회, 과학에 관한 기초소양을 갖추도록 하고 둘째, 국·영·수에 편중되어 있는 교과별 학습량을 사회, 과학에도 적정량으로 하고 셋째, 꿈과 기를 키워줄 수 있는 선택과목 또는 진로과정 개설을 그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쟁과 성과위주의 병폐 및 그로 인한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시켜 줄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함에는 틀림없다. 다만, 현재의 교육과정 속에서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이를 전면 개편하여야 하는지, 그리고 기존의 교육과정 개편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하는지 그 추진 일정 등에 있어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선 현행 일반고교의 교육과정이 문·이과 구분을 강제하고 있지 않으며, 자율적으로 구분하여 운영하는 경우에도 학생들이 반을 옮기지 않고서도 문·이과 과목을 선택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고교 내신 성적 또한 문과, 이과, 예·체능의 계열별 석차비율이 아닌 과목별 석차비율에 따라 산출 작성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일반고의 교육과정에서도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허용될 뿐만 아니라 권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교육부는 이미 2007년에 전면 개정한 교육과정을 학교현장에 적용시키지도 못하고, 2년 만에 다시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개편하였는데, 이에 따라 2011년 교과별 교육과정 개정을 거쳐,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즉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아직까지 학교현장에 적용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총론을 개정한지 4년 만에, 각론인 교과별 교육과정을 개정한지 2년 만에 교과서와 함께 학교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교육과정의 개발 및 적용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겼다는 주장과 함께, 교과서 집필과 검정, 선정도 너무 조급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었다.

그런데 현재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육과정은 이번 달에 총론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다시 1년 만인 2015년 9월에 정책연구 결과를 토대로 총론 및 교육과정을 고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교과서는 교육과정 개정 고시 이후 1년 동안 개발을 완료하고, 2017년 3월부터 순차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총론이 개정되고 1년 6개월 만에 새 교육과정을 적용하게 되는 것이며, 신학기 시작 6개월 전까지 교과서 선정을 완료해야 하므로 교과서 집필 및 검정, 선정에 소요되는 시간도 1년에 불과하다.

현행 교육과정 속에서도 문·이과 통합운영이 가능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 될 일인데, 굳이 현재까지 적용 완료되지 않은 개정 교육과정이 있음에도 다시 전면 개편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담당 과목간의 이기주의 때문에 과목별 이수단위에 있어서 합리적인 차등이 배제되고 주요 교과목을 모두 동일한 이수단위로 하는 편법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과정 개편이 꼭 필요하다면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좀 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백년대계로서의 합리적 교육정책이 되도록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과 기초 과학기술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라는 미사여구가 그 밖에 의미 있는 다른 사실의 존재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