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지역현안 어찌되나 <1>사천바다케이블카
해묵은 지역현안 어찌되나 <1>사천바다케이블카
  • 이웅재
  • 승인 2014.08.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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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만들라…'추진' 빼고 전면 손질
바다케이블카 조감도
사천바다케이블카 조감도

민선 6기 지방정부가 지난 7월 1일 출범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경제활성화, 희망찬 도시, 안전한 복지도시, 일자리 창출 등 나름의 공약을 내걸고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지역민에게 약속했다. 막상 희망찬 새 출발을 알렸지만 취임한 자치단체장들의 어깨가 가볍지많은 않다. 해묵은 과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들이 실타래 풀리듯 풀리면 다행이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계륵’ 같은 사업들을 버릴 수도, 과감히 추진할 수 없어 단체장들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짓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따라 본보에서는 지역마다 풀어야할 묵은 숙제들을 짚어보고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1>사천바다케이블카

불꺼진 항구로 전락한 사천시 삼천포지역 경제회생의 총아로 주목받던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송도근 시장 당선 후 민선 6기를 준비한 희망사천준비위원회의 업무파악과 제7대 사천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의 실상이 밝혀지면서 허와 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업무보고 등에서 밝혀진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의 실상을 보면 그동안 시기를 두고 논란을 빚어온 ‘착공’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지경이고, 본 사업과 연계사업에 수천억원을 쏟아 부어 애물단지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야 할 사항도 다수 보인다.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을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전체사업의 효과를 부풀리고, 비용상승에 따른 수익성 분석과 안전성 확보, 산적해 있는 문제는 소홀히 다룬 과오를 범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최근 사천시는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의 노선변경과 풍동실험을 결정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설계와 안전성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소리다. 또한 사천시는 바다케이블카와 연계해 추진키로 한 실안노을바이크사업도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대체방안을 모색중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은 민선6기 들어 ‘꼭 추진하겠다’는 방침 외 대부분의 수정이 예고된다. 민선 5기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실상과 함께 민선6기 송도근 시장의 추진계획을 인터뷰에 담았다.



송시장 관광연계
삼천포대교에는 풍압과 풍력 등 세계최초의 공법이 적용돼 있다, 관광은 아는만큼 보인다-8일오전 10시 사천시장실에서 인터뷰 중 강조


◇사업개요 및 현황(민선 5기)

경남도 모자이크 사업에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은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은 사천시 동서동 각산~대방~초양도를 잇는 길이 2.49㎞에 바다위 800m를 횡단하는 자동순환식 케이블카가 설치되며, 2016년 말 준공 계획이다. 전체 400억원의 사업비 중 국비 50억원과 도비 100억원 지원이 확정됐으며, 나머지 250억원은 시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각산 상부정류장은 3770㎡에 공공편익·휴양문화·녹지시설이 조성되며, 대방마을 중간정류장은 8487㎡ 규모에 역사와 복합지원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초양도 하부정류장은 2만7480㎡에 역사시설과 친수 공간, 조경시설, 광장, 전망대 등을 설치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은 2010년 9월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2012년 6월 환경부 공원계획변경 승인 및 삭도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2013년 3월에는 경남도 모자이크 프로젝트 사업 재평가를 통해 150억원 도비 지원을 확정했다.

시는 초양도 하부역사 착공에 꼭 필요한 1~2단계 토지 34필지 2만1716㎡에 대해 현재 13필지 8742㎡를 매입했으며, 대방 중간역사는 7필지 7086㎡ 중 6필지 6060㎡를 매입했다.

◇연계사업

시는 각산 상부역사를 중심으로 편백휴양림을 조성하고, 등산로 개발 및 정비 등 각산종합개발계획을 추진한다. 대방 중간역사는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및 실안관광지 연계개발, 각산 봉화대와 대방진 굴항 등 문화재를 실안레일바이크, 삼천포유람선 투어 등을 연계한 관광코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하부역사 초양에는 마을 연계 주민참여프로그램을 발굴해 관광거점마을로 육성한다.

◇기대효과

시는 케이블카 탑승 인원을 연 75만8000명으로 추산하며,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을 34억원 정도 예상했다. 연간 380억원 생산유발 효과와 440여명의 고용창출, 부가가치 260억원 등 1000억 원 이상 파급효과와 함께 서·남부 경남권 연계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감지되는 이상기류(민선 6기)

민선6기 시작과 사천시 제7대 의회가 출범하면서 이뤄진 업무보고 등에서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의 묻혀진 실상이 낱낱이 드러났다. 당초 300억원 사업비가 600억원 이상 들어가야 하고, 이 또한 안전성을 강화할 경우 추가될 전망이다. 사업추진 단계도 언감생심 착공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란 것이 희망사천준비위원회 등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확실한 비전도 없이 해야 한다는 목표만을 내세워 추진할 경우 실패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담겨 있다.

지난달 31일 사천시의회 최용석 시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일부 시민의 질책이 예상된다”면서 “당초 300억원이라던 사업비가 600억원까지 증액되었고, 연계사업비도 1200억원이 들어가야 한다. 열악한 재정의 사천시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이 사업에 민선6기 가용예산 전부를 들여 올인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심사숙고할 것”을 제안했다.

동 지역 일각에서도 “통영 등 인근 지역에서 다 우려먹은 사업을 지금 하는 것도 아니고 몇년 후에나 한다는데 과연 기대 효과가 나올지 의문이다”며 “투입비용 대비 예상 수익을 면밀히 분석, 대형사업 실패로 지역경제가 망가지는 최악의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회 또다른 일각에서는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삼천포지역의 경기침체를 염두에 두고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래 사업의 불확실을 강조하는 것은 억측에 다름없다”며 “우려되는 부분은 대책을 세우면 되고, 연계사업 등 부족한 부분은 이제부터 채우면 된다. ‘행정의 달인’을 강조하며 당선된 송 시장이 진두지휘에 나서서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도근 시장은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확실히 밝혔다. 다만 “그동안 간과해온 안전성과 수익성에 대한 점검과 분석을 확실히 하겠다”고도 했다. ‘서둘러서 될 사업이 아니다’는 판단 속에 돌다리 두드리듯 챙길 것은 챙기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며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실행할 것"
송도근 시장 인터뷰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 변경되어야 할 이유는.

▲남(통영 등)이 해서 성공했으니, 우리도 하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란 기대를 앞세워 수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최소화해 경제성 분석을 했다. 또한 사업 추진의 기본인 노선(설계 반영)도 확정되지 않았고, 환경영향평가 최종보고도 하지 않았는데 무엇을 근거로 착공한다 했는지 모를 지경이다. 하면 성공한다는 착각으로 세계명품케이블카설치와 동지역경제회생을 주장해온 것은 추상적인 바람일 뿐 실제 구체적으로 준비한 실상은 없다.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안전성을 강화하면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모든 것을 다 드러내 놓은 상태에서 기회비용과 리스크(위험) 분석을 해야 적절한 대책도 세울 수 있다

-수정해야 할 주요 사항은.

▲노선변경과 안전확보, 사업성이다. 노선변경은 원 노선에서 분쟁이 있던 사찰과의 분쟁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앞바다와 실안노을, 그리고 각산 정경을 더 잘 보여 줄 수 있다는 점도 반영했다. 계곡을 따라 가는 것보다는 능선을 따라 이동하는 조망권이 더욱 유리하다.

안전은 바다를 지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운영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안보다 더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풍력과 풍압 등 풍동실험으로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사고 요인을 파악하고 대비해야 한다.

사업성은 모든것을 원점에서 파악해야 한다. 당초 사업비 300억원을 들일때 수익성이 1.04였다. 현실적으로 2배 이상 사업비가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이에 따른 분석이 없다. 새롭게 파악하고 구상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이유는.

▲공공기관이 하는 사업은 꼭 그 자체만의 수익성을 따지는 것은 아니다. 삼천포지역 랜드마크라는 무형의 가치도 계상되어야 하다. 유형자산 값과 무형자산인 가치의 결합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사천이 보유하고 있는 관광자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삼천포대교와 삼천포유람선, 백천사 등 관행적 관광에 대한 재해석으로 사천시 관광자원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 해야 한다. 또한 연계사업의 효과도 최대한 키워야 한다. 초양과 대방, 각산의 하중상부 역사를 거점으로 하는 사업은 일부 보완 추진하되 타 지역에서 사양사업으로 외면받고 있는 레일바이크는 배제해야 한다. 바다를 조망하면서 이동한다는 개념은 활용가치가 있어 보이는 만큼 모노레일 등 다양한 대체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롭게 수정 보완해 추진하는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지금 밝히고 있는 계획은 기존 계획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안되어 있는 것을 보완하는 것이다. 보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애물단지가 되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과다 사업비는 경쟁관계에 있는 타 지자체와 비교해 관광객 유인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관광은 아는것 만큼 보인다. 할 수 있는 사전절차를 다하면서 상품 가치 향상에 주력하겠다. 이용객 중심으로 안전성을 높이고, 관광성을 최대한 키워야 승산 있다고 본다. 연계상품 개발이 중요하다. 서둔다고 될 일이 아니다. 동지역 랜드마크 사업을 구현하는 차원에서 차근차근 실행해 가겠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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