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깨우는 연꽃 위의 세레나데
주남저수지 깨우는 연꽃 위의 세레나데
  • 경남일보
  • 승인 201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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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 <32>개개비
구애노래하는 개개비02
구애노래하는 개개비


개개비01
개개비


개개비는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고 우리나라로 원정출산을 오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창원시에서 습지복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꽃습지에 여름철새 개개비가 찾아와 화려한 연꽃을 횃대 삼아 짝을 찾고 있다.

아침 일찍 연꽃습지가 요란스럽다. 부지런한 개개비 한 마리가 연꽃 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개, 개, 개, 삐, 삐, 삐’ 빨간색 목청을 드러내며 목이 터져라 울어댄다. 개개비는 연꽃습지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가장 명당자리인 꽃대에 앉아 짝을 유혹한다.

주남저수지 연꽃습지에는 개개비 프로포즈 장소로 소문이 났는지 곳곳에 녀석들의 구애 노랫소리로 가득하다. 긴 여름 목이 터지도록 구애의 노래로 짝은 찾은 개개비 부부는 갈대숲에 신방을 틀고 번식을 한다. 오늘의 생명여행의 주인공은 주남저수지로 원정출산을 찾아온 개개비다.

개개비는 형태는 암수 동일하며 몸길이 18.5cm이며 몸 윗면은 갈색이고 아래쪽은 흰색이거나 연한 갈색이다. 눈앞과 뺨은 크림색이고, 가슴에 올리브색을 띤 잿빛 얼룩무늬가 있으며 꼬리 깃은 진한 갈색이다. 예쁜 산새에 비해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연꽃을 횃대 삼아 구애를 하는 개개비는 사진작가들에게 인기 짱이다.

번식에 들어가면 갈대숲이 조용해진다. 혹시 천적에게 발각될까봐 더 이상 울음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치열했던 구애전쟁에서 짝을 찾는데 성공한 개개비 부부는 갈대숲에 작은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틀었다. 녀석 부부는 회색 바탕에 갈색 무늬의 알 5개를 낳고 포란 중이다. 사람 키보다 높이 자란 갈대숲 깊숙이 둥지를 트는 개개비는 갈대에 갈대꽃을 재료로 둥지를 튼다.



개개비둥지와 알
개개비둥지와 알
새끼의 배설물을 먹는 개개비
새끼의 배설물을 먹는 개개비


개개비는 천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보통 땅바닥에서 1m 이상의 높이에 3개의 갈대 줄기에 절묘하게 둥지를 튼다. 알이 부화하면 어미는 갈대숲을 징검다리 삼아 이동하며 먹이를 새끼에게 먹인다. 먹이를 먹은 새끼들은 배설을 하게 되는데 어미는 새끼의 배설물을 먹거나 부리로 물고 둥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내다 버린다.

이것 또한 천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어미 새의 전략이다. 새끼들의 배설물은 천적을 불러들이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배설물의 냄새와 색은 갈대숲에 사는 족제비, 너구리, 삵, 까치 등 천적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주남저수지는 겨울철새들의 천국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지난 여름 개개비를 비롯해 개개비사촌, 제비, 꾀꼬리, 뻐꾸기, 솔부엉이, 흰눈썹황금새 등 다양한 여름철새가 이곳에서 번식한다. 또한 박새, 딱새, 곤줄박이, 붉은머리오목눈이, 오목눈이, 황조롱이, 까치, 때까치, 참새 등도 번식하는 곳이다.

이 연꽃습지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들과 물고기를 사냥하기 위해 개개비, 중대백로, 쇠백로, 개개비사촌 등을 비롯해 희귀한 장다리물떼새, 호사도요, 물꿩 등의 귀한 새들이 찾아와 이곳을 찾는 탐조객의 사랑을 받고 있어 연꽃습지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장이 되고 있다.

구애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러는 개개비
구애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개개비
구애노래하는 개개비01
구애노래하는 개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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