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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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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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절기는 흰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 곡식과 과일이 여물어 가는 시기이다. 농민들은 비로소 풍년을 예감하며 가슴이 설레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는 추석과 겹쳐 있지만 풍요로운 한가위에 앞서 조상묘를 돌보며 풀베기를 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백로에 비가 오면 수확은 천석이 는다는 옛말이 있듯 지금이 일년 풍년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한차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기도 하고 날씨변덕이 다 가꿔논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 요즘은 산짐승이 농사를 망치는 원흉(?)으로 등장,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메뚜기떼가 농사를 망치고 있다니 변고가 아닐 수 없다. 수십억 마리가 떼를 지어 덤벼드니 한번 지나간 곳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된다. 메뚜기떼는 삼국사기나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에 남아 있어 전혀 놀라운 사실은 아니지만 그때부터 피해는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메뚜기떼가 휩쓸고 간 마을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집단이주한 사례도 있다. 중국 당나라의 태종 이세민은 ‘백성들의 오장을 먹는 메뚜기야 차라리 내 오장을 갉아 먹어라’라고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피해는 심각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메뚜기는 200종이 넘는다. 이번에 전남 해남에 출몰한 메뚜기는 풀무치로 옛 문헌에 나오는 ‘황충’과 일치한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과도 종이 같다. 아마도 종의 특성상 기후조건만 맞으면 수십, 수백억 마리씩 우화해 무리를 이루는 것이 아닐까. 생태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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